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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모사는 “첨단” 감정기법은 “원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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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모사는 “첨단” 감정기법은 “원시적”

입력
1995.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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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범 6명 구속계기 보완 필요성 대두/컴퓨터 등 동원 정교모사 육안 식별로는 한계/감정방식 과학화·정부공인기구 설립 절실미술품의 진위를 판정하는 감정 방법의 보완과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22일 고미술품 위조범 6명의 구속을 계기로 미술계에는 미술품의 안정적인 거래를 위해 감정방식의 과학화와 국가차원의 공인 감정기구 설립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컴퓨터등 첨단장비를 이용한 미술품의 모사 기법이 날로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주감정 방법인 육안감정만으로는 진품여부 판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그나마 감정능력을 가진 훈련된 인력도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적발한 이번 사건에서 조선시대 고화와 함께 위조작품으로 밝혀진 청전 이상범의 설경산수화(시가 2천만원)등 한국화 5점은 한국고미술협회와 한국화랑협회의 감정에서 진품으로 판정돼 시중에 유통되었을 정도로 모사기법이 정교했다.

93년과 올해에 이들 작품의 감정위원으로 참여한 관계로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한 화랑대표는 『표현기법이나 분위기로 보아 틀림없는 청전작품이라고 판단했으며 다른 감정위원 4명의 의견도 일치했다』며 『지금도 진품과 모작을 나란히 두더라도 구분할 자신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또 경우는 다르지만 신윤복의 「속화첩」과 안견의 「청산백운도」 「퇴계제시 안견산수화첩」등은 지난해 고미술상들과 학자들 사이에 진위를 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던 작품으로 아직까지도 명확한 결론이 나지않고 있다.

따라서 미술계는 앞으로 미술품의 객관적이고 정확한 감정을 위해 X레이와 적외선촬영등 과학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학자와 감정전문가가 공동 참여하는 감정기구나 정부차원의 공식기구 설립을 바라고 있다. 오랜 실무경험을 통해 터득한 미술상의 안목과 폭넓은 연구를 해온 학자의 이론이 결합한다면 오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홍선표 한국미술연구소장은 『중국에서는 박물관의 큐레이터등을 지낸 사람을 중심으로 공인 감정위원을 임명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미술사학과 교육과정등에서 작품감정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고 박물관등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에게 자격증을 부여하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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