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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싸고 남북 입장 평행선/3차 북경회담 전망·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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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싸고 남북 입장 평행선/3차 북경회담 전망·표정

입력
1995.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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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전례없이 유순한 태도 달라진 모습/“수해로 7∼8년간은 농사 못지을판” 침통 제3차 남북 당국자 회담은 27일 상오 10시10분(현지시간) 북한 대표단이 묵고 있는 베이징(북경) 중심가 귀빈로우(귀빈루) 3층 왕푸(왕부)청에 한국측 수석대표인 이석채 재정경제원차관이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70여일만에 북한측 요청으로 재개된 이번 회담은 여러면에서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우선 북한측의 전례없이 유순한 태도가 주목을 끌었다. 북한측은 호텔 정문까지 나와 10여분 늦게 도착한 우리측 대표단을 정중히 맞는가하면 취재진에게 회담장 내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 매일 회담이 끝난 뒤 남북 양측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회담진행상황에 대해 공동 브리핑을 해주기로 한 것도 달라진 것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같이 달라진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대표들의 입장은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이번 회담 역시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한국측은 첫날 회담에서 우성호 송환문제를 우선적으로 제기했고 북측의 주관심사는 예상했던대로 쌀추가 지원이었다.

 ○…이날 하오 2시30분에 열린 첫날 회담 브리핑에는 한국 특파원은 물론 CNN AP UPI통신과 일본의 요미우리(독매)신문등 베이징 주재 각국 특파원 4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브리핑은 아무런 질문도 받지 않은채 일방적인 발표로 끝나버렸다.

 한국측의 구본태 통일원 정책실장과 북한측의 원동연 아태평화위원회 참사는 회견장에 들어와 자신들이 양측 대변인이라고 소개한 뒤 약 10분에 걸쳐 쌍방이 제기한 안건과 회담 경과시간및 다음날 일정등만을 밝힌 뒤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 회담출발이 순조롭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10여분동안 취재진에게 공개된 양측 수석대표간의 환담에서 북한수석대표인 전금철 북한 대외경제협력추진 위원회 고문은 지난 7, 8월에 발생한 홍수피해를 소개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전대표는 이번 홍수로 북한에 이재민 5백20여만명이 발생했고 피해액도 1백50억달러나 되며 황해도에서만 70여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전대표는 특히 계단식으로 개발한 산지 농토가 유실되는 바람에 평지 논은 1 이상씩 토사가 덮여 앞으로 7∼8년간은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만약 비가 조금만 더 왔으면 평양도 완전히 물바다가 됐을 것이라고 밝히는등 수해가 심각했음을 강조했다. 전대표는 이번 수해의 원인이 미국과 일본의 산업발전 영향으로 오존층이 파괴돼 발생한 이상기후라고 이색 주장을 펴기도 했다. 전대표가 수해에 대해 얘기하는 동안 북측대표들은 모두 어둡고 침울한 표정이었다.

 전대표는 이어 우리 대표단을 보고 『새로운 얼굴이 많이 보인다』고 말해 이수석대표가 『국정감사때문에 교체됐다』고 대답하자 『국정감사는 국내문제이고 베이징회담은 민족문제이니 이번 회담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번 회담대표는 한국측에서 이수석대표를 제외하고 대부분 교체된데 반해 북측은 2차회담 대표들 대부분이 그대로 나왔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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