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상혼에 고객 “몸서리”/상판 균열 출입통제 지시 묵살/“쉬쉬”하며 눈가림식 조치만 5층짜리 대형백화점이 건물안전진단 결과 붕괴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할 구청으로부터 「건물 사용중지 및 출입자 통제」통고를 받았으나 이 사실을 숨기고 버젓이 영업을 계속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 광진구 자양2동 성동백화점(회장 전길동)은 입주상인들의 요청에 따라 23일 자체안전진단을 벌여 2층과 5층상판의 철근콘크리트 보(가로 30㎝×세로60㎝) 8개에 3∼4군데씩 20여군데 균열이 생긴 것과 4층 상판에서 바닥균열과 휨현상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안전진단을 담당한 「축」건축사무소측은 건물안전상태를 나타내는 5개등급중 가장 나쁜 E급 판정을 내렸으며 「건물사용중지후 개보수」의견을 냈다.
그러나 백화점측은 5층옥상에 있는 물탱크(용량 1백20톤)와 3층 사우나장(3백평규모)의 물로 인한 하중이 균열원인인 것으로 판단, 물탱크의 물을 빼내고 사우나장을 폐쇄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백화점측은 26일 구청으로부터 「출입자를 즉시 통제하고 입주상인을 조속히 퇴거토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사우나 영업 중단 공고문만을 내붙이고 3층사우나실, 4층볼링장과 지하1층의 수영장을 제외한 매장에서 정상영업을 하고 있다. 특히 상판보에 금이 간 5층 골프장과 2층 신사숙녀복 매장도 대부분의 점포에서 영업을 계속했다. 손님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이 백화점을 다녀 온 일부 고객들은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삼풍백화점 붕괴참사가 생각이 나 오싹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 회장 전길동씨는 『지난 23일 상인들에게 붕괴위험을 알리고 30일까지 점포를 모두 정리해달라고 통보했다』며 『당장의 붕괴위험이 없다고 판단된데다 상인들의 입장을 고려, 영업을 갑자기 중단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85년말 착공돼 86년11월 완공된 건평 5백여평 지하1층 지상5층 건물인 성동백화점은 지하1층에 수영장등이, 지상 1층은 귀금속등 잡화점, 2층 신사숙녀복매장, 3층 사우나 헬스 미장원, 4층 볼링장, 5층 실내골프장이 입주해 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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