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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국립 행정학교」 개교 50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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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국립 행정학교」 개교 50돌

입력
1995.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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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2명 총리 3명 배출 “엘리트 산실”/기념우표 발행 등 상류사회 축제분위기자크 시라크 대통령, 지스카르 데스탱 전대통령, 알랭 쥐페 총리, 로랑 파비우스 전총리….

프랑스 최고 엘리트들을 배출해 낸 「국립행정학교」(ENA·에나)의 개교 50주년(10월 9일)을 앞두고 프랑스 상류사회가 요즘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다. 정부 당국에서는 다음달 1일 기념우표까지 발행키로 했을 정도다. 에나 개교 50주년이 프랑스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것은 이 학교 출신들이 프랑스의 최대 ·최고 「파워 군단」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나는 고교졸업생중 최상급 학생들이 2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응시할 수 있는 프랑스 최고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꼴」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학교.

지난 50년간 에나 졸업생은 총 5천3백27명에 불과하지만 이들 소수 정예 엘리트들이 프랑스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이미 2명의 대통령, 3명의 총리를 배출했고 현직 장관중 9명, 현직 상·하원 의원중 40명이 이 학교 출신이다. 또 프랑스 텔레콤, 푸조, GEC―알스톰사등 프랑스 간판기업들의 최고 경영진을 비롯해 각계에 포진한 최상층 엘리트들이 에나라는 학맥으로 연결돼 있다.

2차대전의 폐허를 딛고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선 관료 엘리트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한 당시 임시정부 수반 샤를 드골 장군의 지시로 45년 창설된 에나는 그러나 91년 사회당 정권하에서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사회당 정권이 지방분권화라는 명분아래 파리 시내 중심지에 있던 에나를 변방인 스트라스부르시의 옛 여자교도소 자리로 쫓아내려 했던 것이다. 재학생및 동문들의 반발로 이전계획이 수정돼 파리와 스트라스부르의 두곳으로 학교가 기능별로 분산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

해마다 1백20여명 정도를 공개시험으로 선발하는 바늘구멍같은 이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프랑스의 젊은 인재들은 다른 그랑제꼴까지 거친후 에나에 도전하는 일이 다반사다. 월 8천프랑(약 1백20만원)의 장학금을 받아가며 27개월간의 고된 교과과정을 마치면 다른 학교출신들이 넘볼 수 없는 관료 정치인 경제인으로서의 출세코스가 졸업성적순으로 보장된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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