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친미화」 견제포석 한국 손들어주기/정부,한반도평화 적극대응 전략 효력공로명 외무장관이 25일 공개한 중국측의 북·미 평화협정 반대입장은 그동안 북한측의 주도로 움직여온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가 비로소 균형을 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우리측에 대해 정전협정의 유효와 평화체제의 당사자 해결원칙을 거듭 확인해왔다.
그러나 이날 첸지천(전기침)중국외교부장이 공장관에게 표명한 중국의 입장은 북한방식의 평화협정 구도에 분명한 반대의사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한층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외무부에 의하면 중국측은 지난 7월 아시아지역 안보포럼(AFR)과 25일의 한·중외무장관회담에서 ▲항구적인 새 평화체제가 수립될 때까지 정전협정이 유효하고 ▲정전협정의 일방적 파기는 불가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정전협정은 긴요하고 ▲북·미 평화협정 체결은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이며 불가능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북측의 평화협정 공세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에서 적극대응으로 전환한 우리측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음을 의미한다. 또 이른바 2+2방식등 남북한 당사자와 관련국 참여방식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여건이 점진적으로 성숙되기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가 중국측의 이같은 입장을 공표할 수 있었던 것도 양국간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중국측의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노선이 전환됐다고 보기는 빠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은 지난 6월 당정 고위대표단을 북한에 파견, 『북한의 새 평화체계 수립을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북·미간의 직접적인 협정 체결은 원래 중국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이미 올해초부터 비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해왔다.
북한은 이 때문에 경제인 교류, 평양축전 참가, 수교접촉등을 추진하면서 중국에 대해 「타이완카드」를 사용해왔다. 중국은 이를 견제하고 새로 출범할 김정일정권의 친미화를 예방하기 위해 북한에 「한국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은 앞으로도 평화체제 문제와 관련, 남북한 양쪽의 손을 들어주는 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이같은 등거리 노선은 지난해 12월 정전위 중국대표단 철수에 관한 입장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났다.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인 중국이 대표를 철수시켰으므로 이 협정은 무효화됐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측에 대해 정전위 대표단을 「조동」(조정키 위해 이동함)했다고 표현했으며, 아직 대표단이 베이징(북경)에 존재하고있다는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북한의 현 정책목표가 대미 평화협정 체결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일단 주도권을 확보한 뒤 남측과 중국의 참가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래서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남북한의 줄다리기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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