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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자동차메이커 목표”/정세영 현대그룹 회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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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자동차메이커 목표”/정세영 현대그룹 회장(인터뷰)

입력
1995.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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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내 해외공장 포함 연산규모 200만대로/매출액 7% 연구비에 투자 최상급차 생산/자동차·전자중심 해외 직접투자 확대계획『터키공장등 해외공장과 국내 울산·전주공장에서 2000년까지 연간 총2백만대의 자동차를 생산, 현대자동차를 세계 10위권의 자동차생산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2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현지 합작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현대그룹의 정세영 회장은 『현재 연산 1백35만대로 13위인 생산규모를 98년 1백80만대, 2000년 2백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 경우 우리나라는 자동차생산량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일본 미국 독일 다음의 4위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특히 이번에 착공한 터키합작공장을 중동과 유럽 수출의 전진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터키에 오기전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참관한 소감은.

『이번 모터쇼에서 볼보 BMW 폴크스바겐등 유수의 자동차업체들이 안전도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이들 업체들처럼 안전부분등 특정분야에서도 특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전도를 대폭 강화하면서도 무게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터키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터키는 인구 6천2백만명에 국토가 한반도의 9배인데다 유럽과 중동의 길목에 있어 지정학적 조건도 좋고 잠재력이 무한합니다. 특히 내년초 유럽관세동맹에 가입키로 해 갈수록 높아지는 유럽장벽을 헤쳐가야 하는 현대자동차로서는 꼭 필요한 거점입니다. 그동안 유럽업체들이 터키에서 자동차를 생산해오고 있어 수년내에 상당부분 부품을 현지에서 직접 조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중동시장에 대한 진출전략은.

『중동시장을 파고들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좋은 차 만들어 저렴하게 판다는게 전략이라면 전략입니다. 다만 현대건설이 중동에서 열풍과 싸워가며 쌓아놓은 명성이 있어 현대자동차가 시장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대그룹내에서 자동차의 위치와 앞으로의 육성계획은.

『지난해 우리그룹의 총매출은 50조원이었는데 이중 현대자동차가 9조원으로 18%를 차지했습니다. 그룹으로서는 자동차부문의 직접적인 매출규모도 막대한 비율이지만 특히 이 부문이 커질수록 로봇 전자 중공업부문이 신장된다는 점 때문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울산중앙연구소 마북리연구소를 비롯, 미국 독일 일본등 해외연구시설에 매출액의 7%를 투자해 기술력을 갖춘 세계 최상위급의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미국은 물론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등지에 수출이 급신장하고 있는데 자동차수출을 위한 경영전략은.

『자동차생산계획과 내수·수출계획 수립은 자동차부문 임원들에게 맡겨놓고 있습니다. 다만 89년과 같은 미국시장에 대한 수출급감사태가 재연될 것을 우려해 기본방향만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80년초부터 우리업체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수출을 시작, 88년들어 57만여대까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가 엔저시대가 닥치자 89년에는 35만대선으로 급락하지 않았습니까. 이후 자동차부문 수출전략은 「다변화」를 요체로 강조해 오고 있습니다』

―수출다변화전략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올해의 경우 연말까지 총46만대를 수출할 방침인데 이 중 25%는 미국과 캐나다, 30%는 유럽, 20%는 중남미, 나머지는 25%는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등지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현대는 98년에는 67만대, 2000년에는 76만대를 수출할 계획인데 어느 한쪽에 치중하지 않고 이같은 다변화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이번 한·미자동차협상에서도 드러났듯 미국이 자국 자동차산업을 위해 수입규제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앞으로도 북미쪽 비율은 가급적 줄이고 중동과 유럽등지의 수출비율을 확대할 생각입니다』

―현대그룹의 세계화전략을 밝힌다면.

『현대그룹은 중공업분야 중심으로 구성돼 그동안 경공업분야가 주력인 그룹들보다 해외수출이나 직접투자가 위축됐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자동차와 전자부문을 중심으로 해외 직접투자를 늘려갈 생각입니다. 특히 국내 인건비도 많이 올라가고 무역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여서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국에 자동차공장을 합작으로 설립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인도등 인구밀도가 높아 시장잠재력이 큰 나라의 투자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최근 대기업들이 자동차와 전자부문등 신규업종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대기업들은 신규업종에 진출하되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분야는 중소기업에 맡기고 중소기업 능력밖의 분야에만 뛰어드는게 원칙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신규업종에 마구 진출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대전자의 경우 12년전 출발했으나 벌써 세계 유수업체들 만큼 반도체분야등 첨단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해 그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 특별한 신규사업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새로 사업을 벌인다면 세계를 상대로 한 첨단사업만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약력

▲28년 강원 통천 출생(68세) ▲고려대 정외과 졸업, 미국 마이애미대학원 정치학석사 ▲57년 현대건설 입사 ▲67년 현대자동차 사장 ▲83년 영국정부 「코맨더훈장」 수상 ▲83년 미국 마이애미대학 명예법학박사 ▲85년 수출금탑산업훈장 수상 ▲87년 현대그룹 및 현대자동차회장 취임 ▲능률협회 「한국의 경영자상」수상 ▲부인 박영자씨(60)와 1남 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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