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예선 거친 30여편 평양서 「웃음」 대결/TV·영화서도 흥미위주 프로 제작늘어/“10월축제 앞두고 침체분위기 반전” 분석북한이 올해 최대 정치행사인 당 창건 50주년을 앞두고 사상최초의 「코미디 경연대회」를 개최,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은 지난 17일 평양에서 각 시·도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 웃음극 경연대회」를 열었다. 코미디 전용극장으로 보이는 「평양 웃음극장」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지역예선을 거친 30여편이 출품돼 기량을 겨루었다고 북한방송들이 보도했다.
이날 공연된 작품들은 「독연극」, 두명의 출연자가 연기하는 대담, 만담, 무언극, 촌극등 여러 형태의 작품들이었다. 보도에 의하면 이번 대회에는 예술인 선전대등 전문 연극인들 뿐 아니라 노동자 사무원 학생등 아마추어 코미디언까지 참가한 축제성격으로 진행됐다.
만담 촌극등 희극작품은 주로 예술선전대가 공장 기업소 집단농장등에 나가 사기진작용으로 공연하는 것이 일반적 관행이었다. 북한 조선말대사전은 웃음극을 「우스운 노래와 춤을 동반하는 유쾌한 단막희극」이라고 규정, 극작품의 한 형태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웃음극만으로 전국규모의 경연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해로 침체된 10월 축제(당창건 기념행사기간)의 분위기를 북돋우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북한은 TV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심리적 자극」을 줄 수 있는 흥미위주의 프로그램들을 만들도록 촉구하는가 하면, 영화에도 퇴폐적인 흥미본위의 장면들을 삽입하고 있다. 평양에서 발행되는 월간잡지 「조선영화」는 지난달 TV영화를 많이 제작할 것을 요구하면서 『보여줄만큼 보여주고 끝내라! 그 다음을 기다리게 만들라! 흥미의 연속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라!』는 세가지 구호를 제시, 대중문화 제작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코미디경연의 중계화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앙방송은 『낙천적인 사회질서를 지키는 문제와 남조선 역도의 반인민적이며 파쇼적인 죄행이 풍자를 통해 폭로됐다』면서 『당창건 50돌을 성대히 기념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북한 공연예술의 이같은 변화추세는 남측에 대한 적개심 고취는 물론 향후 개방에 대비한 면역성을 높이는 2중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9부까지 개봉된 북한의 장기시리즈 영화 「민족과 운명」은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북인사 노동운동가등의 생애를 주제로 한 이 영화들에서는 남측의 미희들을 낀 주연, 남녀 불륜장면등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우리측의 사회비리를 풍자하면서 북한주민들에게 개방전염병을 막기위한 「예방주사」를 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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