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재단·단체·모교 발전기금으로 앞다퉈 희사/영화감독 11명·연극인 5명·연기자 8명 등 “귀감”촬영장에서는 유명스타를 마구 부리지만, 광고에서의 상품가치는 스타에 비해 보잘 것 없었다. 삼성전자 텔레비전 「명품」CF에는 이례적으로 국내 정상의 영화감독 11명이 모델로 출연했다. 이들의 모델료는 모두 1억2천만원. 인기배우 한 명의 모델료에 불과했다.
그러나 CF촬영장에는 훈기가 가득했다. 모델료 전액을 변변한 사무실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한국영화감독협회 기금으로 쓰기로 한 출연이었기 때문이다. 영상시대 최고의 돈벌이라 할 수 있는 CF가 좋은 일을 이루는 마당이 됐다.
CF 모델료가 좋은 일을 위한 기금으로 잇따라 이용되고 있다.
강우석 김영빈 김유진 박광수 박종원 박철수 신승수 장길수 장선우 장현수 정지영 등 중견감독 11명이 협회기금마련을 위해 CF에 출연한 데 이어, 박정자 윤소정 윤석화 방은진 황수경 등 여성 연극인 5명도 파리바게뜨 CF에 등장했다. 이들의 출연료 1억2천만원도 한국연극배우협회 기금으로 쓰인다.
이 두 개의 CF를 기획한 제일기획은 유명인들의 공동관심사를 찾아내 이들을 쉽게 한데 모으는「성과」를 거뒀다.
모델료가 모교발전 기금이나, 장학재단 등으로 기부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지난해 11월에는 신구 임동진 등 서울예전 출신 연기자 8명이 일양약품의 「원비F」CF에 출연하고 받은 1억5천만원을 모교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지난 4월 대우전자 입체냉장고 CF에 출연한 유인촌 등 중앙대 출신 연예인 8명도 모델료 1억8천만원을 모교에 내놓았다. 유명인이 광고출연료를 장학기금으로 내놓는 개인의 기부도 늘고 있다.
「명품」CF에 출연한 영화감독들은 공동관심사를 가진 유명인들이 CF에서 번 모델료를 각종 기금으로 기부하는 것에 대해 『일을 하다가 얻게 된 이름 값으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쁜 일』이라고 말한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외국에 비해 유명인들의 사회기여도가 적은 가운데 CF 출연료를 기금화하는 것은 광고주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떼거리 출연」에서 오는 단순함을 극복하기 위해 「명품」편에서는 각 출연자의 개성을 살리는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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