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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경고문과 담배 공사(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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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경고문과 담배 공사(장명수 칼럼)

입력
1995.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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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연가들은 지난 몇년동안 마치 이교도들처럼 배척당하며 설 땅을 잃어 왔다. 그들이 담배 한대 맛있게 피울수 있는 공간은 점점 줄어 들고 있다. 공공장소는 물론 자기 집에서조차 가족들 눈치보느라고 담배를 참아야 할 정도가 됐다.십여년전 미국이 가장 먼저 흡연자 배척에 나섰을때 다른 나라의 애연가들은 미국이 갑자기 집단 결벽증 히스테리를 앓고 있다고 혀를 찼다. 담배연기를 마시지 않을 권리(혐연권)만 있는게 아니라 담배를 피울 권리(흡연권)도 있다고 큰 소리치는 사람도 있었다. 미국의 거센 금연운동을 강 건너 불구경하던 애연가들은 이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수난당하는 신세가 됐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술과 담배가 건강을 해친다는 강력한 경고문구를 표기토록 하는등의 내용이 들어 있는 국민건강 증진법 시행규칙을 공포했는데, 그같은 조치는 크게 환영할만 하다. 건강증진법에 의해 내년 1월1일부터 지하상가· 진료시설· 사회복지시설· 항공기와 기차· 지하철 역사와 열차등에서는 담배를 피울수 없고, 대규모 사무용 빌딩· 공연장·학원등은 흡연지구를 따로 지정해야 한다.

경고문구는 무시무시하다. 흡연은 폐암· 중풍·심장병등의 원인이 되고 지나친 음주는 간경화나 간암을 일으키며 기형아 출산율을 높인다는 경고문구가 내년 3월 23일이후 생산되는 담배와 알코올 1도이상의 술에 부착된다. 술과 담배가 모두 임산부와 청소년에게 특히 해롭다는 사실도 적혀있다.

그러나 그러한 조치를 반기면서 한편으로는 저항감을 느낀다. 그처럼 무시무시한 경고문을 부착하도록 법이 명령하고 있는 국민건강의 공적 담배를 담배인삼공사가 만들어 팔고 있다는 사실은 민망하기 짝이 없다. 한쪽에서는 담배장사로 돈을 벌고, 다른 한쪽에서는 담배가 폐암·중풍·심장병의 원인이라고 경고하는, 병주고 약주는 정부는 곤란하다. 담배장사는 하루빨리 민간업자에 넘겨야 한다.

담배와 술이 얼마나 건강에 해로운지를 알면서도 소비를 줄이지 않는 국민의식도 문제다. 담배와 술이 거의 유일한 기호품이며 스트레스 해소책이던 빈곤한 시절의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의식을 바꾸려면 성인상대의 경고뿐 아니라 담배와 술의 해악을 알리는 교육을 국민학교 과정에서부터 실시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건강증진법의 정신을 살릴수 있도록 다각적인 종합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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