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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페인트업 “첨단을 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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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페인트업 “첨단을 칠한다”

입력
1995.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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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파·방사능 막고 850℃에도 안녹아/고기능 공업용수요 전체의 70%… 사활건 개발경쟁「전자파차단 페인트」「내방사능 페인트」「화학오염차단 페인트」「초내열성 페인트」「방충·방균 페인트」…. 건물이나 철골 구조물 외부를 칠하고 간판그리는 데나 필요한 것으로 알았던 페인트가 산업의 발달로 자동차 강판 선박 원자력설비 전기·전자부문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로 부상하면서 국내 페인트업계가 첨단기능성페인트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등 전자부품에는 전자파를 막기위한 전자파차단 페인트가 사용되고 있으며 원자력발전소의 설비에는 내방사능 페인트가 칠해져 방사능을 차단하고 있다.

섭씨 8백50도의 초고열에도 견디는 초내열성 페인트와 생명공학적 방법으로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지않고 벌레·곰팡이를 막아주는 방충·방균페인트도 실용되고 있다. 화학전이 발생했을때 오염을 막아주는 화학오염차단 페인트와 비행기에 칠하면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레이더회피 페인트등 군사용 특수페인트도 개발됐거나 연구중이다. 80년대만 해도 국내 페인트 수요는 대부분 단순한 건축물과 철골구조물등의 외부 도색용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물 도색용은 30% 이하로 줄어들고 자동차 가전 금속 컬러강판 원자력등 부문의 공업용이 70%이상이다.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첨단기능성 공업용페인트를 주로 수입해 공급해왔으나 이제는 자체기술을 개발, 응용상품을 외국에 수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고려페인트」를 생산하는 고려화학은 90년대 들어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반도체 칩을 감싸 반도체 회로를 외부 충격과 습기등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반도체칩 보호봉지재(EMC)와 디지털기기판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초고성능절연재(KMTC)를 개발했다. 또 지난 93년에는 세계 최초로 섭씨 8백50도의 고열을 견딜 수 있는 초내열성도료를 개발, 상품화한데 이어 최근에는 1천도에도 견디는 도료를 개발중이다.

「노루표페인트」의 대한페인트는 미국 독일 일본등 세계적인 페인트업체들을 제키고 중국 자금성 보수공사에 사용할 특수페인트를 개발, 최근 1차공사를 완료했다. 중국정부는 자금성 외벽도장 훼손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자 올해부터 5년에 걸쳐 보수키로 하고 세계 각국의 유수업체로부터 페인트 시료를 받아 시험했으나 모두 실패, 대한페인트에 특수페인트를 의뢰했다. 석회를 주원료로 세워진 자금성 벽은 5백여년이 지나는 동안 곳곳이 점토등으로 부분보수돼 점도가 떨어지고 수분흡수력이 높아져 특수페인트가 요구됐으나 선진국들이 제조할 수 없었던 것을 대한페인트가 성공, 납품하게 됐다.

「제비표페인트」의 건설화학은 냄새가 덜나는 저취형도료를 개발, 10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대부분 래커를 사용한 실내용도료는 3∼4일동안은 머리가 아플만큼 냄새가 나지만 건설화학의 저취형도료는 냄새를 없애 실내용페인트로 인기를 끌 전망이다.

또 동주산업 조광 삼화 현대 우진 한진페인트등 업체들도 해양을 오염시키지 않는 선저방오 도료를 비롯, 해양구조물 발전소 각종 화학공장 석유시추선등 특수용도에 사용할 고기능성 페인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박정규 기자>

◎고려화학 김충세 사장/“유기용제 환경규제 대응/차도료 수용성전환 성공/핵심원료 국내생산 절실”

『갈수록 선진국들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페인트업계는 이같은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정부는 업계가 신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고려화학의 김충세 사장은 『선진국들이 지구온난화를 막기위해 페인트의 휘발성물질(VOC)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수용성물질로 바꾸지 않으면 그 페인트를 사용한 자동차 선박등을 수입하지 않을 방침을 추진중이어서 신제품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사장은 특히 『듀퐁 쉐인즈윌리엄즈 아크조 닛폰페인트등 1백여년의 역사를 가진 선진 다국적기업은 우리보다 훨씬 앞선 기술로 신제품을 만들고 있어 우리 업계는 자체기술로 다양한 고기능성 페인트를 개발해야만 이들의 장벽을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고려화학은 수원의 정밀화학연구소를 88년 용인군에 3만평규모의 마북리중앙연구소로 확장·이전한후 3백여명의 연구진을 통해 선진국들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연구사업을 펴왔습니다』

반도체 16메가D램 보호용 봉지재를 양산하고 있는 고려화학은 내년중 64메가D램 보호용 봉지재를 상품화할 예정이며 이와는 별도로 2백56메가D램 보호봉지재 개발에 착수했다.

『반도체봉지재는 외부의 전파를 막아주고 습도와 온도 변화에도 칩 내부의 반도체를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첨단페인트입니다. 이를 국산화하지 못하면 국내 전자업계가 아무리 우수한 반도체를 개발하더라도 외국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만하므로 반드시 국산화해야 합니다』

김사장은 또 선진국들의 환경규제에 대응해 현재 유기용제를 사용해 공해를 유발하는 자동차용 도료를 공해가 적은 수용성용제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으며 앞으로 분말형태로 바꾸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사장은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페인트의 시장이 작다는 이유로 페인트의 핵심원료를 생산하지 않고 있는 점이 우리 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라며『현재 페인트시장규모는 1조3천억원 선이지만 앞으로 2000년이면 2조원대에 이를 것이므로 유화업계가 페인트원료 생산에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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