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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분석·제언 돋보여/이필상 고려대 교수(나의 지면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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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분석·제언 돋보여/이필상 고려대 교수(나의 지면평)

입력
1995.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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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선정보도 타지와 대조/낙후증시 개선책 없어 아쉬움주가가 지난 1월 이후 8개월만에 1천포인트를 돌파했다. 증권시장이 긴 침체기간을 거친후 활력을 되찾은 것이다. 증권시장은 기업에 투자자금을 제공하고 투자가들에게 재산증식의 기회를 부여, 건전한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따라서 증권시장의 활황은 그만큼 경제가 건강하고 전망이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주가상승은 실물경제에 대해 다시 희망을 갖게 하는 차원에서 우리 경제에 의미가 큰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번 주가상승이 실물경제와 연결된 건전한 증권시장 활황을 의미하는가?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번 주가상승을 주도한 것은 종합과세대상에 주식을 예외적으로 분리하기로 확정한 세제개혁안이다. 이에 따라 시중부동자금과 해외자금이 대거 주식시장에 유입하면서 주가가 수직상승을 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주가 급상승은 개혁의 허점을 통해 나타나는 단순 반사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이번 주가상승은 일시적 거품현상으로 오히려 실물경제에 해가 될 수도 있다. 주가가 1천포인트를 돌파하자마자 극심한 널뛰기를 하고 있는 것이 거품증시의 불안을 나타내는 증거이다.

한국일보는 주가 1천포인트 돌파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하고(19일자) 향후 전망에 대한 분석기사를 연속적으로 실어 이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었다. 한국일보는 이번 주가상승을 침체의 늪을 벗어난 고지돌파로 전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본격적 증권시장 활황을 전망했다(19, 21일자 8면). 그러나 주가변동이 하루에 20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등 불안한 행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고 지속적인 자금유입이 없을 경우 투기거품으로 끝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20, 22일자 8면). 또 이번 증권시장 활황이 국내외 경제환경에 비추어 알맞은 때 일어난 것인 만큼 인위적으로 찬물을 끼얹는 정책을 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20일자 사설).

언론이 증권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도하는가에 따라서 기업과 투자자들의 태도가 크게 달라진다. 이때 잘못된 보도는 물론 증권시장의 왜곡을 가져온다. 심한 경우 일반투자가들의 주식매입과 기업의 증권발행을 오도하여 이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힌다.

한국일보는 주가상승의 허상과 실상을 함께 분석보도하여 진실을 알리는데 노력했다. 이는 주가가 더 오르기를 바라며 부채질하는 식의 편파적 보도를 하는 여타 언론매체와 대조를 이룬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데 있어 자신들의 이해관계차원에서 무조건 주가상승을 부추기는 증권관련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하여 균형감각을 잃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달해야 했다. 한국일보의 보도에서 또한 아쉬운 것은 증권시장의 낙후상태에 대한 분석이 없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은 정치논리에 따라 주가를 조정하는 관제 주가정책 때문에 구조적 낙후가 심각하다. 따라서 작전과 불법일임매매가 만연한 가운데 투기가 판을 친다. 더구나 성급히 자본자유화를 허용하여 불안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의 급격한 상승은 증권시장의 투기성을 높여 심각한 혼란을 초래한다. 또한 증권시장을 외국자본의 먹이로 만든다. 따라서 증권시장 낙후의 원인분석과 근본적 개선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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