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기준 자격당선가능성 달라/물갈이폭도 “대폭” “소폭” 엇갈려김윤환 민자당 대표와 청와대의 시각차가 있는가, 없는가. 최근 후계구도, 공천시기, 물갈이폭등 민감한 현안이 부각되면서 여권핵심부와의 의견조율 여부에 당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계파간 불협화가 줄어들고 청와대와 민자당이 보조를 맞추는등 여권내부의 갈등기류가 거의 없어 보인다. 김대표는 주요 단체, 각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범여권 결속에 나서고 있고 청와대는 이를 엄호하는 형국을 취하고 있다. 어찌 보면 지방선거패배 이후 팽배해진 위기의식이 여권의 갈등요인을 봉합해주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 민자당소속의원들이 『진작에 그렇게 했더라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로 일단 순항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김대표와 청와대 사이에는 미묘한 시각차가 엄존하고 있다. 물론 내년 총선이 정국구도, 나아가 정권재창출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큰 그림」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총선 승리로 가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인식의 괴리가 적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공천기준에 대해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김대표는 『무엇보다 당선가능성을 최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청와대측은 『첫째가 자격이고 그 다음이 당선가능성이다』고 밝히고 있다. 청와대의 한 핵심인사는 『정치권이 변하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며 『먼저 개혁적인 인물들의 리스트를 뽑고 그중에서 당선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공천하는게 순서』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김영삼대통령이 지난 20일 한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공천에서 당선가능성도 중요한 기준이다』라고 언급한데 대해서도 다소의 해석차가 있다. 당쪽에서는 『당선가능성을 최우선시하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청와대에서는 『개혁성에 이어 당선가능성을 참조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공천기준 외에도 공천시기, 물갈이폭등 민감한 사안들을 놓고도 견해가 다르다. 김대표는 연내 공천, 현역의원의 25%이내 공천탈락률을 밝혔으나 청와대의 얘기는 다르다. 한승수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가 12월 중순넘어 폐회되고 회기중에 공천심사는 어렵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연내는 무리』라고 말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도 『공천시기는 총선전 가장 적절한 때에 하겠지만 일괄해서 할 수는 없다』고 「순차적 공천」을 시사했다. 그는 또 『과거집권당 관행상 현역의원 공천탈락률이 35%내외였다』며 소폭교체에 이의를 제기했다.
사실 김대표도 대폭적인 물갈이를 예상하고 있으면서도 당내동요를 막기 위해 「25%이내 교체」를 공언했을 개연성도 없지 않다. 숨은 의중이야 어찌됐건, 외부적으로는 김대표와 청와대 인사들의 물갈이론은 궤를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후계구도에 대해서도 김대표는 『총선을 통해 차세대 그룹이 자연스럽게 부상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김대통령은 논의자체를 봉쇄했다. 더욱이 최근 김대표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이를 주시하는 당내외의 여러 갈래 시선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여권내부의 이같은 미묘한 기류속에 김대표가 계속 보폭을 넓혀 나갈 수 있을지 또한 여권핵심부와 교감이 이뤄진 듯한 독자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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