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돼야 예년수준 회복할듯/공급늘어도 중간상 농간 우려최근 유행하는 「간 큰 남자」시리즈에 「집에 와서 김치를 내놓으라는 사람」이 추가됐다. 배추값이 폭등해 김치가 「금치」가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추값 때문에 물가당국인 재정경제원이 긴장하고 있다. 연초부터 안정세를 유지, 우리 경제의 「효자」노릇을 해온 물가를 위협할 우려가 있어서다. 지난 8월말 소비자물가는 전년말에 비해 3.9% 상승에 그쳤다.
예년에 비해 낮은 가격을 유지하던 배추가격은 지난 8월초 장마영향으로 예년수준으로 오른 뒤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8월말 호우 직후부터 급등세로 전환했다. 여기에 추석(9월9일) 수요와 열무 얼갈이배추등 호우피해 채소의 대체수요가 겹쳐 보통 포기당 2천원정도였던 것이 7천원이상까지 급상승하기도 했으며 현재 5천원선에 머물고 있다.
그러자 몸이 단 재경원은 전국 주요산지에 직원들을 보내 재배상황등을 파악하는 한편 서울 가락시장등 주요 도매시장에의 반입량까지 매일 점검하고 있다.
그 결과 재경원은 이같은 가격수준이 이번달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추석전 집중출하와 호우등으로 주산지인 강원도 고랭지물량이 달리기 때문이다. 가락시장 관계자들도 산지물량 부족에 따른 물량 조기확보경향때문에 당분간 가격하락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10월초에는 배추가격이 다시 예년수준으로 떨어지며 11월이후에는 하락 폭이 커질 것이라고 재경원은 예상하고 있다. 10월초부터는 8월 집중호우로 유실됐던 열무 상추등 대체작물의 출하량이 증가해 배추수요가 분산될뿐 아니라 가을배추의 출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경원은 이같은 물량수급이 아니라 앞으로 중간상인등의 농간을 더 걱정하고 있다. 공급이 느는데도 예전 가격을 내세워 값하락을 방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정부도 이에 대해 강력한 대책을 세우겠지만 국민도 이 점을 잘 알아 악덕상인들의 농간을 스스로 막아야 한다』며 『값이 폭등했을 경우 조금 덜 먹고 기다리는 것도 소비자의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물가는 정부와 소비자가 함께 잡아야 된다는 주장이다.<이상호 기자>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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