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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보수우익 바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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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보수우익 바람(사설)

입력
1995.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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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총재로 당선된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통산상은 「사무라이」(무사)정신이 배어있는 검도를 즐긴다. 5단이다. 기름을 발라 곱게 빗어넘긴 머리에 당당하게 걷는 모습도 사무라이를 연상케 한다. 행동도 사무라이처럼 거칠 것이 없다. 신사참배도 공인으로 하고 2차대전을 침략전쟁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우익단체인 일본유족회를 이끌고 있는 것도 바로 그다.이처럼 대표적인 보수우익 정치가인 하시모토 통산상의 총재당선은 「강한 일본」의 등장과 함께 일본에 보수우익의 바람이 몰아칠 것을 뜻한다.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그가 언젠가 정계지도자가 되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전후 50주년을 맞아 그가 부상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엔 어느 때보다 보수우익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후 50주년을 계기로 지난 전쟁의 책임을 잊으려 발버둥치고 있다. 반성 보다는 이를 합리화하고 미화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때 그가 총재가 된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것이다. 보수세력의 중추가 자민당이며 그 대표적 인물이 하시모토로, 자민당의 구세주가 된 그는 보수우익의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강한 일본」을 외쳐왔다. 일본은 유엔 PKO활동에 적극 참가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지난 전쟁에 대한 사죄엔 아주 소극적이다. 국회에서 전후결의문이 채택될 때도 반대편에 섰다.

앞으로 일본정계는 그와 보수세력을 축으로 움직일 것이 틀림없다. 벌써부터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설이 대두되고 있다. 연립정권의 운명도 점칠수 없는 상황이다. 하시모토총재 자신이 강한 일본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정계개편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보수우익 세력의 성세를 능히 짐작할 수 있고 걱정하게 된다.

현재 세계는 전후 50주년을 맞아 화합과 화해의 분위기가 충만하고 있다. 하시모토총재의 등장이나 그가 주창하는 「강한 일본」이 이같은 분위기를 흐려서 안될 것이다. 그의 등장이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일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주변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기대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하시모토총재가 그동안 얼버무려 온 지난 전쟁에 대한 그의 태도를 뚜렷이 할 때가 됐다. 이것은 그가 주장해온 「강한 일본」의 본질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보수우익을 중심으로 한 대중적인 인기에 편승, 과거사 반성에 인색하고 대국화를 지향하는 보수우익 중심의 강한 일본이라면 이는 일본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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