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화된 국가업무 “치명적 위협”/관련기관 전산망 공조체제 시급국내보안전문가들이 펼친 사상최대의 해커 색출작전이 성공함으로써 해킹의 완전범죄는 있을 수 없음이 확인됐다. 마치 유령처럼 통신망에 잠입해 운영시스템을 망가뜨려 놓고 유유히 사라지던 해커는 컴퓨터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겐 「경탄의 대상」으로 잘못 미화되기가 일쑤. 그러나 해커는 엄연한 범법자로 정보화사회의 질서를 파괴하는 암적존재이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해킹은 컴퓨터프로그램의 암호체계를 무력화시키거나 특정 전산망에 침입해 이를 마비시키는 행위. 정식 ID(고유번호)를 가지고 전산망에 접속한 가입자라도 데이터 삭제, 타인의 전자우편·비밀번호 검색 등 허가받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은 해킹에 속한다.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고 금융 군사 통신 등 국가의 주요업무가 대부분 전산화하면서 해킹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89년 3명의 서독해커들이 미 항공우주국과 핵연구센터, 제네바의 유럽핵연구센터 등의 비밀자료를 해킹해 구소련의 KGB로 넘긴 사건이나 최근 프랑스의 해군 컴퓨터시스템에 침입, 프랑스 해군과 동맹국들의 항공모함 순양함 등의 교신암호를 몰래 도둑질한 사건은 해킹이 국가안보에 결정적인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해커를 추적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킹방법도 날로 지능화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침입해 엉뚱한 결과가 나오도록 자신만의 명령문을 집어 넣은 「트로이 목마」는 전형적인 해킹기법이다. 살라미(SALAMI)라는 해킹기법은 금융망에 침투, 휴면계좌나 소수점이하로 떨어지는 금액을 특정계좌로 모아 가로채는 수법.
PC통신업체 나우콤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잇달아 발생한 해킹은 시스템 운영자만이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침입해 사용자 정보나 전자우편을 지워 시스템작동을 아예 중지시킨 악질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고단수 해커일수록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위해 여러 전산망을 옮겨다닌다. 따라서 이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기 위한 전산망차원의 공조체제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해커는 잡을 수 없다는 결론이다.
이번 「해커특공대」의 개가는 통신서비스업체나 전산망운영 기관간에 긴밀한 정보교류와 협력체제가 전산망보안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입증했다는 데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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