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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페 총리 특혜 스캔들 새 국면/불,사정검찰 사령탑 전격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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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페 총리 특혜 스캔들 새 국면/불,사정검찰 사령탑 전격 해임

입력
1995.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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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의견서 야당에 전달직전 단행 더 파문/야권·법조계 “사법권 중대침해” 강력 반발알랭 쥐페 프랑스총리의 아파트임대 특혜스캔들과 관련, 프랑스 사정검찰의 사령탑이 전격해임돼 큰 파문이 일고 있다.프랑스 정부는 21일 사정기관인 부패방지중앙국(SCPC)의 총책임자 베르나르 샬르(56)국장을 해임했다. 이같은 조치는 샬르검사가 쥐페총리의 아파트임대 특혜시비와 관련된 SCPC의 「사법적 판단」을 담은 의견서를 야권에 전달할 시점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져 파장을 더하고 있다.

샬르검사는 쥐페총리 진영의 끈질긴 압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개월간 특혜 스캔들 조사를 진두지휘, 쥐페총리의 불법여부를 판가름하는 최종 의견서를 오는 25일 야당인 사회당에 전달하기로 되어 있었다. 주간 렉스프렉스지에 의하면 이 의견서는 쥐페총리에게 불리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공표될 경우 그가 정치생명에 치명적 타격을 받게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판국이었다.

쥐페총리의 특혜스캔들은 지난 5월 일부 언론에 의해 처음 폭로된 것으로 그가 파리부시장시절 아들이 시영아파트를 시중보다 싼 가격으로 임대받을 수 있도록 부하들에게 압력을 넣지 않았느냐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쥐페총리는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없다』고 주장한 반면 언론들은 집요하게 사건을 추적해 왔고 야당도 쥐페의 불법행위 여부를 수사할 것을 촉구해 왔다.

샬르검사가 이 사건에 뛰어든 것은 지난 7월부터다. 앞서 파리지방검찰청이 마지못해 수사를 하는 시늉을 내며 사건을 유야무야시키려 하자 사회당 의원들이 샬르검사에게 호소, 그가 나서게 된 것이다.

쥐페진영은 이후 샬르검사가 조사를 포기하도록 직·간접 압력을 넣었다. 자크 투봉 법무장관은 수시로 전화와 서한을 통해 그에게 작업을 중단할 것을 강요했고 총리실에서는 샬르검사의 SCPC에 대한 내사를 벌여 과도한 예산낭비를 지적한 악성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다각적인 방해책동을 펴왔다. 21일 해임발표 직전에도 투봉장관은 두차례에 걸쳐 샬르검사를 불러 최종 경고를 했으나 끝내 굴복하지 않자 전격적으로 해임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SCPC는 법무부산하의 독립적인 사정수사기관으로 책임자는 4년의 임기가 보장되는 자리인데 샬르검사는 베르사유지방 검사장과 루앙시 검사장을 거쳐 93년 2월 SCPC국장에 임명됐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사회당등 야권과 법조계에서는 사법권 독립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들고 일어섰다. 앙리 엥마뉴엘리 사회당 서기장은 22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유감을 표시했다. 전국검찰조합연맹(USM)과 법조노동조합(SM)등 법조계에서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검찰의 고유권한에 대한 정부의 노골적 압력』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언론들도 해임조치를 강하게 성토, 이날자 르 몽드는 이 사건을 3개면에 걸쳐 대서특필하고 사설을 통해 『정의에 족쇄가 채워졌다』고 비난했다.

샬르검사 해임조치로 쥐페총리의 스캔들이 수습될 지, 아니면 더 큰 화근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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