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부여 조직책 임명에 자민련 비난맞불민자당이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지역구인 충남 부여 조직책에 이진삼 전체육부장관을 임명함으로써 촉발된 양당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20일 이전장관 카드가 나온이후 연일 가시돋친 논평을 냈던 자민련의 안성열 대변인은 22일에도 『육군 중위시절부터 정치테러를 일삼아온 사람』이라고 원색적으로 이씨를 비난하면서 『김총재는 부도옹처럼 정치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김총재는 이날 이씨에 대한 비난이 그의 위상을 높이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 듯 비난 자제를 당에 지시했으나 양측간 긴장은 여전하다. 김총재가 화살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겨누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대전 중구지구당창당대회에서 『대통령부터 어른을 모시는 세상을 허물어가고 있다』고 자신의 후배인 이씨를 자신에게 도전토록한 김대통령을 비난했다.
이에대해 민자당의 강삼재 총장은 『정정당당하게 겨루면 될텐데 왜 과민반응을 보이는지 알 수 없다』며 은근히 김총재측의 초조감을 부각시켰다.
자민련측이 이처럼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이씨의 부여조직책 임명이 간단치 않은 정치적 의미를 함축하고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이씨는 김총재의 육사 7기후배(15기)이며 김총재와 함께 부여가 낳은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따라서 자민련은 민자당의 이씨 카드가 김총재에 상처를 입히려는 불순한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민자당은 자민련측의 이런한 반응에 대해 『김총재가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득의양양한 표정이다.
민자당은 이씨가 부여에서 만만치 않은 기반을 쌓아온 까닭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있다. 최소한 총선기간에 김총재가 마음대로 타지역을 돌아다닐 수 없게 발을 묶어두는 효과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변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씨는 조직책에 임명된 뒤 곧바로 부여에 내려가 사무실을 내고 지구당창당준비에 들어갔다. 사무장은 국군정보사령관을 지낸 친동생 이진백 예비역중장이 맡기로 했다. 이씨는 공주고 출신인 김총재보다는 부여고 출신인 자신이 지역기반에서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있다. 또 김총재가 30년 권부에 있었음에도 여전히 부여가 낙후되어있다는 점등을 부각시키면 자민련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백제의 고도에 벌써부터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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