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올리기 급급 “고수익” 유혹… 고객 잇단 피해/「주식형신탁」 원금 날렸어도 “책임 못진다”/“장기보험 수익률 연 11∼12%”… 실제론 9%/「연 13∼14% 수익보장」 알고보면 세전수익「창구직원 말 맹신하지 말라」 금융기관 창구직원들이 실적올리기에 급급, 약관이나 약정에 없는 고수익을 약속해가며 고객돈을 끌어 들였다가 만기가 되면 발뺌하는 바람에 피해를 보는 가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의하면 투자신탁회사들은 「주식형 신탁상품」을 판매하면서 『최소한 은행이자보다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예금을 유치, 자금운용에 실패해 원금마저 날리게 되면 『약정상 손해를 책임질 수 없다』고 발뺌, 피해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K투신사는 지난해 8월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형 신탁상품의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단, 가입자들에게 『1년후에 연14%의 이자를 책임지고 받게 해주겠다』며 가입자를 모집했으나 주식값이 떨어지자 『주식형 신탁상품은 약정상 투신사가 손해를 책임지지 않는다』고 발뺌, 가입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때문에 주부 박모(40)씨는 K투신사 창구직원의 말만 믿고 가계자금 4천2백만원을 맡겼다가 만기가 돌아온뒤 이자는 고사하고 줄어든 원금만 돌려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박씨는 『가입당시 주식형은 위험해 투자하지 않겠다고 거절했으나 담당직원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가입을 강권,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투신사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8월엔 외국인주식투자한도 확대를 앞두고 주가의 큰폭 상승이 예상돼 창구직원들이 연 14%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을 뿐이며 이를 약속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씨와 함께 수백명이 이 상품에 가입, 같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험사들도 최근 채권자금에 대한 종합과세로 은행 투금사를 이탈하는 뭉칫돈을 끌어모으기 위해 일시납 장기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수익률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가입자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일선 창구직원이나 모집인(생활설계사)들은 『장기보험에 가입할 경우 연 11∼12%의 수익률을 보장받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상품 구조상 보험료는 사고 질병등에 대비하는 보장보험료, 매달 적립되는 저축보험료, 보험사의 사업비로 사용되는 영업보험료등으로 나눠져 있고 11∼12%의 수익률은 고객이 납입한 전체보험료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중 일부인 저축보험료에만 적용돼 전체보험료에 대한 수익률은 연9%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또 S보험사는 일시납 보험의 경우 1인당 3억원가량밖에 가입할 수 없는데도 「30억원짜지 금융신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팸플릿을 제작·배포, 물의를 빚기도 했다.
상품에 대한 과장안내는 은행창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품안내 전단에는 『연13∼14%의 수익률 보장』이라고 씌어 있으나 이를 자세히 따져보면 가입자가 만기때 실제로 손에 쥐는 세후 수익률이 아닌 세전 수익률이 대부분인데도 가입자들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또 『가입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대출해주겠다』고 해놓고 『자금사정이 좋지 않으니 몇개월만 기다려달라』거나 대출시 추가로 적금가입을 강요하는 경우도 많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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