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적자누적 결단 부추겨/미 사상 최대규모 분할… 대폭감원 불가피AT&T의 분할은 요즘 미국기업계의 인수합병 바람속에서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우선 눈길을 끈다. AT&T의 분할은 사실 이번이 두번째다.「베이비 벨」로 불리는 7개의 지역전화회사들이 떨어져 나간 지난 84년이 그 첫번째. 당시 AT&T는 장거리전화와 지역전화사업을 모두 가진 거대공룡이었으나 법무부가 이에대해 반독점금지법위배를 들어 연방대법원에 제소를 하자 이에 굴복, 지역전화부문을 포기했었다. 반면 이번의 분할은 경쟁시대에 살아남기위한 「자발적」인 결정으로 미국역사상 가장 큰 분할이다.
AT&T는 그동안 장거리전화, 통신설비, 무선통신, 컴퓨터사업등에서 7백50억달러의 매출액으로 지난해 미국 5위에 랭크, 전체직원 30만4천명규모의 거대 단일회사체제를 유지해왔다. 이번 분할결정으로 쪼개지는 3개회사는 전화사업, 통신설비및 컴퓨터사업을 각각 맡게된다. 나눠지는 전화회사는 4백90억 달러의 매출규모로 미국 12위 기업이 될 전망이며 통신설비회사는 2백억달러, 컴퓨터회사는 80억달러의 매출규모를 각각 갖게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전화사업은 기존의 회사명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통신설비회사는 새 이름을 갖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사업은 지난 91년 NCR사를 인수해 만든 글로벌 인포메이션 솔루션사가 계속 유지하지만 전체 6만4천명의 직원중 8천5백명이 감축된다. AT&T는 컴퓨터사업에 뛰어든 이후 계속 부진을 면치못해 그간 적자가 5억달러에 달했다. 컴퓨터분야의 이같은 부진이 이번 분할결정의 한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분할결정의 보다 중요한 이유는 점점 드세지는 통신시장의 경쟁구조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의회통과가 확실시되는 새 통신법안이 장거리전화와 지역전화사업의 구분을 철폐하는등 통신사업의 일대 난전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신분야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AT&T의 통신설비판매도 점차 난조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통신설비시장은 AT&T와 모토로라, 노던 텔레콤등이 격돌하고 있는데, 지역전화회사들이 AT&T와의 경쟁관계를 의식, 다른회사 설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전화와 컴퓨터 케이블회사들이 서로 결합하는 소위 정보통신혁명시대를 앞두고 이에 대비하기위한 본격포석이라는 성격도 강한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AT&T는 지난해 무선전화회사인 매코사를 인수한데 이어 타임워너를 비롯, 케이블회사들과의 전략적 결합도 강력히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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