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의견 묵살 예인강행 화불러/구난대책 헛구호 지휘체계도 엉망대형유조선 시프린스호 기름유출사건이 발생한지 채 3개월도 안돼 부산연안에서 또 다시 발생한 유조선 좌초·침몰사고는 선사측의 안일한 안전의식과 해경등 관계기관의 구난체계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오염사고 발생때마다 제기돼 온 안전대책이 헛구호였음을 드러냈다.
게다가 부산 경남연안은 최근 계속된 적조피해로 양식어 수백만마리가 집단폐사, 1백억원대의 피해를 보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 처해있는데 기름유출사고까지 겹쳐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는 해양구난책임이 해경으로 일원화한 이후에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아직도 사고만 발생하면 지휘체계및 책임을 놓고 혼란을 거듭하는 해경 해군 항만청등 관계기관사이에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구난체계정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사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선박구조과정의 기술과 지휘체계혼란으로 드러나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서와 해군3함대는 사고가 발생하자 21일 상오 11시께 구난함 1005호와 경비정, 예인업체인 부산중구 선경산업사 예인선 선진 2020호등 선박 20여척을 동원해 부산사하구다대동 남형제도해안에 출동시켰다.
해경등은 좌초선박에 2천8백여톤의 벙커C유가 실려 무리한 인양작업을 하면 암초에 선체가 찢겨져 추가오염이나 선박인양과정에서 기름유출등의 가능성이 높은데도 파도가 높고 선체가 암초에 걸려 잠수부투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선체를 무리하게 예인하다 2마일을 못가고 배가 침몰되는 결과를 빚었다.
해경은 좌초선박을 방치할 경우 선체가 파도에 요동쳐 추가 파손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 인양을 서둘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좌초과정에서 선체 밑부분에도 상당한 파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선체를 고정시킨후 최소한의 안전진단을 거쳐 인양작업을 벌여야 했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제1유일호는 항로를 이탈 암초와 불과 3거리를 두고 항해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져 운항선박의 안전의식결여 및 선박정규항로 미준수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경이 선장 김인규(59)씨등을 불러 조사중이어서 사고선박이 어떻게 규정항로를 무시한 항해를 하다 사고가 났는지 조만간 밝혀지겠지만 상당수 선박들이 연료절감등을 위해 안개가 심하거나 폭풍우가 치는 악천후등에서도 항로준수를 외면한채 무리한 항해를 공공연히 일삼고 있어 개선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이번사고는 제1유일호가 기름을 일부 유출시키고도 2천8백여톤의 벙커C유를 적재한채 침몰, 향후 인양등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진단이어서 관계기관의 긴밀한 협조 및 추가오염방치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구난장비와 기술력이 크게 부족한데다 수천톤에 달하는 침몰선박을 인양하려면 경비 또한 엄청나 향후 침몰선박의 처리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부산=김창배 기자>부산=김창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