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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이 연수인가/지방의원 해외시찰 일정 거의 “놀자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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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이 연수인가/지방의원 해외시찰 일정 거의 “놀자판”

입력
1995.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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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경비 수백만원 혈세낭비/주민들 “지역현안 뒷전” 비난개원 3개월도 되지 않은 지방의회 의원들이 의정활동은 뒷전이고 외유성 해외연수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들은 선진외국의 지방의회시찰, 환경시설 견학 등을 내세워 1인에 3백만∼6백여만원씩이나 드는 연수를 추진중인데 실제로는 관광이 일정의 대부분을 차지해 지방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서울 A구의원 15명은 5천여만원의 예산을 써가며 10월10일부터 9박10일 호주 뉴질랜드 등 2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구의회 운영위원회가 최근 통과시킨 해외연수계획안에 의하면 쓰레기 매립장과 시의회방문 등 연수목적의 견학일정은 2∼3건에 불과하고 번지점프, 양털깎기쇼, 진흙열탕, 해저수족관, 희귀동물 관람 등 관광일정으로 꽉 짜여져 있다.

B도의원 30명은 7천5백만원을 들여 10월7일부터 18일까지 미국과 유럽 2개팀으로 나눠 외유에 나선다. 미국팀의 경우 워싱턴 LA 등 대도시의 지방의회와 환경시설 시찰을 명목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디즈니랜드와 그랜드캐니언 등 관광이 주요 일정으로 잡혀 있어 주민세금으로 공짜 관광을 가는 셈이다.

이밖에 서울 C구 D구와 E도 F시 G시의회 등도 이번 가을에 유럽이나 북미 일본연수 및 시찰을 앞다퉈 계획하고 있어 의정을 배워야 할 때에 외유에만 신경을 쓴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해당 자치단체의 주민들은 『당선사례가 무섭게 국회의원들이나 흉내내려는 꼴불견 해외연수』라며 『지역현안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선진국을 시찰한들 무엇하나 제대로 배워 오겠느냐』면서 손가락질하고 있다.

한편 서울 양천구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는 일부 의원들에 의해 해외연수가 제기됐으나 의정경험을 쌓기도 전에 외국에 나가면 지역주민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다며 올해에는 해외연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내무부는 이미 지난 6월 이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지방의원들이 3년 임기중 해외여행을 1회(8∼10일)만 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하라』고 각 지자체에 지침을 내리면서 『지방의원들이 지자체의 예산으로 과다한 해외여행을 한 사실이 발견되면 해당 자치단체에 대해 예산지원 감축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재학·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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