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주변은 물론이고 국민학교 주변에서마저 학생폭력이 날로 심해져 사회문제로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10대 불량학생들이 3∼4명씩 무리를 짓거나 심한 경우 10여명씩 서클을 만들어 학교주변을 배회하며 등·하교길의 학생들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거나 툭하면 주먹이나 흉기를 휘둘러 선량한 대다수 학생들을 불안과 공포분위기속에 몰아넣는 일이 너무나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불량청소년학생들의 학원폭력 확산추세는 미국·일본등 선진국에서는 벌써부터 공통적인 현상으로까지 번지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학원폭력마저 이제는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는 데서 그 심각성을 우려하게 되는 것이다.
이준해 서울시교육감이 19일 서울시의회 답변에서 『서울시교육청 관할학교에서 지난 3년간 학원폭력으로 징계받은 초·중·고교생이 5천4백명에 달해 학교주변폭력이 심각한 지경에 달했다』고 실토할 정도이면 이미 예사로운 단계를 지났음을 알 수 있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학교주변 폭력의 실상은 무서울 정도다. 중·고교생의 36%가 등·하교길에서 학생폭력배에게 돈을 빼앗기거나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그 실상은 교육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정도이고 서울뿐 아니라 대도시에서는 거의 비슷한 현상일 것임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학생폭력배들의 돈을 내라는 협박에 시달려 왔다는 서울J고교 1년학생(16세)이 지난 5월 5층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사건도 교내의 집단학대로 불리는 일본식 「이지메」현상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마저 있을 정도라니 학원폭력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학원폭력배양상도 얼마전까지는 고교생위주였으나 93년후부터는 국교생위주로 연소화하고 또래끼리 집단화하며 칼등 흉기를 사용해 흉포화하고 있다는데 학원폭력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학원폭력의 이러한 변모와 확산현상은 각종 영상매체의 무분별한 폭력물 방영과 폭력을 흥미위주로 다루는 만화와 잡지등이 주된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교육당국은 불량학생들의 폭력배로의 변질을 막기위해 예방지도·상담활동강화·요선도대상학생의 교사담당제실시와 함께 경찰과 합동으로 학교주변 우범지역을 순찰도 하고 있다지만 학원폭력배 근절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시민모임이 지난달 하순 서울에서 결성돼 활동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이러한 모임의 힘만으로 어느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때문에 학원폭력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가정과 사회가 다같이 나서야 한다. 이제는 남의 일만이 아닌 바로 내 자녀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동의 위기의식을 갖고 비행청소년이 생길 소지를 없애고 그들을 발견하면 계도하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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