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작가와 작품경향/20∼30대의 설치미술 등 주도/기존개념 해체 실험정신 충만제1회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과 21세기 미술의 발전방향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설치미술과 비디오 아트가 주류를 이루는 출품작들은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에 걸맞게 미술에 대한 기존 개념을 해체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50개국 91명의 작가가 87점(공동제작 포함)을 출품한 본전시인 「국제현대미술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출품작들은 젊고 잠재력있는 작가들의 실험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본전시의 초대작가는 20∼30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30대가 절반이 넘는 56%, 40대는 31%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20대이다. 출품작 역시 70%이상이 설치미술로 강렬하면서도 상상을 뛰어넘는 조형성을 보여준다.
광주비엔날레의 또 다른 특징은 세계화단의 주류에서 소외돼온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등 제3세계권 작가들이 서구의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점이다. 올해 한국관이 개관된 베니스 비엔날레가 국가별 전시를 하고 상파울루비엔날레는 중남미작가 중심으로 치러지는데 비해 광주비엔날레는 작가 중심으로 전시를 하고 초대작가도 대륙별 커미셔너들이 선정했다.<광주=특별취재반>광주=특별취재반>
◎대상 알렉시스레이버 카초/“수상계기 한-쿠바 양국관계개선 계기됐으면”
『이번 수상이 정치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쿠바와 한국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24세의 어린 나이로 제1회 광주비엔날레의 대상을 받은 쿠바작가 알렉시스레이버 카초의 소감이다. 수상작 「잊어버리기 위하여」는 빈 맥주병과 목선을 이용, 쿠바의 현실을 평화의 메시지로 풀어낸 것으로 비엔날레의 주제 「경계를 넘어」에 부합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국산 맥주병과 광주부근의 담양호에서 찾아낸 목선으로 태평양을 사이에 둔 쿠바와 한국의 만남을 시도, 예술과 정보의 긴밀한 유대를 창출했다는 평이다.
목선에 씌어 있는 「감시」에 대해 『일부러 적어 넣은 것이 아니라 청소원의 감시용 배 위에 씌어 있던 것』이라며 『제작의도에 맞아 그대로 두었다』고 설명했다.
맥주병에 대해서는 『배를 타고 떠나기 위한 흐름을 의미하며 자유, 평화를 추구해가는 매개체로도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쿠바현실을 비판한 작품이어서 수상사실이 적극적으로 알려지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어렵게 10일간의 비자를 얻어 입국한 그는 제3국을 거쳐 귀국해야 하는데 승낙하는 나라가 없다고 불안해 했다. 아바나국립미술대를 나와 4번 개인전을 가졌고 지난해에는 조정경기로 퍼포먼스를 펼쳤다.
◎특별상 세 작품/「판문점」 연작남북한 관계 패러디 기법으로 표현/클로드 모네…구성과 해체 공존 환상적공간 연출/밤에 흐르는…사진에 감성 부여 서술적사고 흐름
특별상을 수상한 세 작품은 비디오 사진 모래등을 이용,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쉽게 표현한 설치작품들. 단순한 재료와 간명한 메시지로 주목을 받았다.
김정헌(49)씨의 「판문점」등 회화·설치연작은 우리 사회의 민감한 문제를 소재로 「대화」 「화해」 「통일」등의 복합적 메시지를 전한다. 판문점의 야경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디즈니랜드 만화주인공과 건물등이 주요 소재. 그는 『남북관계를 「패러디」기법으로 표현, 통일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국대표 다이애나 세이터(32)의 「클로드 모네정원에서의 5일」은 화려한 정원의 모습을 부스 양면에 설치한 비디오를 통해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는데 구성과 해체가 공존하는 환상적인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호주대표 트레이시 모파트(35)의 「밤에 흐르는 눈물」은 상처로 얼룩진 삶의 이야기를 포스터와 비디오를 이용해 멜로드라마처럼 엮은 작품이다. 호주원주민인 작가가 겪은 역경이 포스터와 비디오 테이프에 담긴 이 작품은 사진에 감성을 불어 넣어 서술적인 사고의 흐름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됐다.
특별상 수상자 3명에게는 순금으로 된 「행운의 열쇠」가 수여됐다.<광주=최진환 기자>광주=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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