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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과 폭력(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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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과 폭력(장명수 칼럼)

입력
1995.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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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주변의 폭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학부모 두분의 전화를 받았는데, 모두 교사의 매와 욕설에 불만을 털어놓는 내용이었다. 가정에서 폭력이나 욕설을 전혀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이 교사의 거친 훈육에 접할 경우 큰 충격을 받고, 폭력을 배울 위험도 있다고 그들은 걱정했다.『우리 아들은 고3인데, 지난 여름 친구가 선생님께 매를 맞은 사건으로 몹시 충격을 받은적이 있어요. 그 학교는 도서관에만 냉방시설이 있어 학생이 몰리기 때문에 한반에 열명씩만 가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그날은 토요일이라 자리가 남을거라고 생각하여 몇명이 더 갔대요. 그런데 한 선생님이 많이 왔다고 쫓아 보내다가 한 아이가 투덜투덜 불평하자 때리기 시작했대요. 손으로 때리다가 점점 흥분하여 각목으로 때렸는데, 아이가 피하다가 머리를 정통으로 맞아 피가 쏟아 지고, 병원에 가서 꿰매는등 난리가 났었나 봐요』

매 맞은 학생의 부모는 매우 분개했지만, 때린 선생님이 고3 담임이어서 그 반 학생들의 진로 지도에 지장을 줄까봐 문제삼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자리에서 친구가 사소한 이유로 폭행당하는 것을 본 학생들은 충격을 받았고, 부모들이 반항심을 달래 주느라고 애를 먹었다고 한다.

다른 어머니는 남녀공학 중학에 다니는 딸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딸애가 선생님께 심한 욕설을 듣고 출석부로 머리를 맞았다면서 집에 와서 막 울어요. 그 선생님 시간은 좀 지루한 모양인데, 아이들이 졸거나 떠들어서 분위기가 산만해지면 선생님은 무조건 입에 못 담을 욕설을 하면서 아이들의 머리를 출석부로 때린 대요.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 욕설을 듣거나 매를 맞는 경우가 드믈기 때문에 딸애는 선생님의 욕설을 들었을때 심한 충격을 받았나 봐요. 더구나 남학생들은 그 선생님 흉내를 내면서 여학생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놀리는 일이 많대요. 욕설도 사실 폭력의 일종이지요』

그 어머니들은 요즘 아이들중에 말썽피우는 아이가 많다는것을 이해하지만, 너무 심한 체벌은 교육이 아닌 폭력일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 교사가 손으로 직접 아이들을 때리기 시작하면 때리는 사람이나 맞는 사람이나 점점 흥분하여 감정을 품게 되므로 꼭 때려야 할때는 회초리를 사용하게 하는등 체벌에도 엄격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들의 주장은 맞는 말이다. 가정폭력처럼 교사의 폭력도 아이들에게 분명히 폭력적인 성향을 키워줄 것이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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