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브론 분리·관할 원칙합의 쟁점해소/공동문안 작업… 자치 7개지역 확대/동예루살렘 지위·용수문제 최종협상으로 미뤄항구적인 중동평화의 대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는 2단계 팔레스타인 자치확대협상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15개월간 지리한 마라톤 협상을 거듭해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18일 막판 최대쟁점인 헤브론시 관할권 문제에 대한 의견접근을 이룸으로써 조만간 포괄적 합의문이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오는 21일 워싱턴에서 있을 예정이던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PLO의장간의 협정 조인식은 다소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협상 타결자체는 단지 「시간 문제」라는게 대체적 분석이다. 양측 협상수석대표인 우리 사비르 이스라엘외무차관과 아흐메드 코레이 PLO 외무장관은 이미 홍해인근 휴양지인 타바에서 공동문안을 작성하는 등 막바지 이견절충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협상의 극적 돌파구는 양측이 헤브론을 분리·관할하는 원칙에 합의함으로써 마련됐다. 우선 헤브론을 3개 구역으로 나눠 이스라엘과 PLO측이 각각 1개 구역을 관할하고 나머지 1개구역을 공동 관할하기로 한 것이다.
2단계 협상이 타결될 경우 그동안 실험적 성격에 그쳐온 팔레스타인자치는 본격적인 시행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93년 9월 워싱턴 협정에 따라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예리코시에만 한정됐던 자치 무대가 2단계 협상타결을 계기로 헤브론 일부및 나블루스, 예닌등 7개지역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측은 오는 연말까지 헤브론을 제외한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군병력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키는 한편 내년 1월20일로 예정된 팔레스타인 총선을 통해 구성될 자치정부에 산업 농업 시정 등 행정권을 이양하기로 이미 합의했다.
물론 양측이 아직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쟁점도 많다. ▲동예루살렘의 지위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용수공급문제등의 난제가 남아 있지만 이들 핵심쟁점은 내년 5월로 예정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최종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양측이 당초 예정시한보다 20개월가량 지연된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까다로운 현안 처리를 뒤로 미룬 것이다.
이번 2단계 협상타결이 양측 지도자에게 갖는 의미도 간과할 수 없다. 자치확대 협상의 난항으로 지지율이 50%선까지 떨어진 아라파트의 경우 이를 계기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라빈총리도 하마스의 계속된 테러책동으로 고조된 이스라엘내 대팔레스타인 강경기류를 차단하면서 중동평화를 향한 새로운 국면전환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목전에 임박한 2단계 팔레스타인 자치협정 체결은 중동평화를 공고히 할 초석이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헤브론시 어떤 곳인가/이스라엘 진입 길목 위치 “전략요충”/유대·이슬람교도 양쪽 모두의 성지
팔레스타인 2단계 자치확대 협상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가 막판까지 관할권문제로 줄다리기를 해온 요르단강 서안의 헤브론시는 역사적, 전략적으로 양측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물린 지역이다. 67년 3차중동전때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한 이후 헤브론을 통제해온 이스라엘측은 그간 관할권 이양을 거부하는 표면적 이유로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정착민 4백50명의 안전문제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략적 고려가 더 컸다는 분석이다. 즉 헤브론이 요르단강서안에서 이스라엘로 진입하는 길목에 위치, 유사시 팔레스타인과의 「완충지대」로 활용할 수 있었기때문이다. 역사적 의미도 이에 못지 않다. 구약성서 창세기 23장에는 예언자 아브라함이 헤브론의 땅을 사들였고 이곳에 자신과 부인 사라가 묻힌 것으로 기록돼 있다. 따라서 헤브론은 유대교도들에게 예루살렘에 이어 두번째 중요한 성지로 간주돼왔다.
하지만 이슬람교도들에게도 헤브론은 성지나 다름없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모하메드가 아브라함을 찬양한 이래 이슬람교도들도 그를 예언자로서 경배해 왔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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