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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욕의 북경인」 「LA 아리랑」(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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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욕의 북경인」 「LA 아리랑」(TV평)

입력
1995.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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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중인의 생활 대조/냉철한 현실인식 아쉬워SBS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뉴욕의 북경인」(화·하오 11시55분)과 시트콤 「LA 아리랑」(월∼목·하오9시20분)은 모두 미국땅에 정착한 외래인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쪽은 뉴욕의 중국인들이, 또 한쪽은 LA의 한국인들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 두 「외래인의 삶」속에선 이들의 삶을 해석하는 두 나라의 엄청난 시각차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극 형식(드라마와 시트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원적으로 『두 나라가 현재의 국내외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하는 세계관의 문제일 것이다.

먼저 두 작품이 설정한 주인공들의 생활수준부터가 매우 상이하다. 「뉴욕의 북경인」은 뉴욕 빈민가의 한 지하실 방(벽에는 온통 페인트로 낙서가 돼있다)에 사는 식당 종업원이 주인공이고 「LA 아리랑」은 큰 정원이 딸린 2층 저택에 사는 현직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생활수준의 차이에 따른 극의 주요 갈등 또한 큰 편차를 보인다. 「뉴욕의 북경인」이 악착같이 돈을 벌려는데서 오는 주인공들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면 「LA 아리랑」은 의식주의 해결 이후 주인공들이 느끼는 고국에 대한 향수, 가족간의 사소한 갈등이 주가 되고 있다. 결국 한쪽은 『오늘 저녁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의 문제이고 또 한쪽은 『오늘 저녁엔 오랜만에 고향에서 즐기던 칼국수를 해먹을까』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두 작품을 보는 시청자의 느낌도 다르다. 『이민이라는게 결코 만만한게 아니구나』와 『이민 가도 재미있겠구나』, 『중국인들은 참으로 어렵게 살아간다』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제 살 만하구나』하는 생각이 우선 들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느낌이 과연 현실을 정확히 바라본데서 오는 것일까 하는 점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광복 50년」이라는 들뜬 사회 분위기에 맞춰 우리 TV에는 『그때는 참 어려웠었지』식의 프로그램들이 난무하고 있다. 5년밖에 남아 있지 않은 21세기를 대비하려면 「장밋 빛」일색이 아닌 보다 냉철한 현실인식에 바탕을 둔 프로그램들이 제작돼야 한다.<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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