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동차실무협상이 19, 20 양일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그동안 한국의 자동차시장개방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차례 협상이 있었으나 그것은 한미무역현안의 협의 테두리에서 이뤄진 것이고 자동차문제만을 전담의제로 협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첫 자동차회담이 성공적으로 매듭지어지기를 기대하고 싶다. 한미양측이 신뢰와 협력자세로 나온다면 상호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미간의 자동차문제는 미일간의 자동차문제와는 자동차거래의 규모, 파급영향, 일본의 대미 시장제한관행등에서 결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상호 심각하게 대립하지 않고도 끌어갈 수 있다. 우리가 미국측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한국을 일본과 동일시하여 한국측에 필요없이 강경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자동차에 관한한 한국은 전혀 일본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측 요구에는 미국자동차3사(GM, 포드, 크라이슬러)의 욕구가 여과없이 반영되고 있는 것같다. 미국측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수입관세를 현재의 8%에서 미국과 같은 2.5%수준으로 인하하고 ▲특별소비세와 자동차세의 배기량별 차별(2천㏄이상 고율)을 완화내지 없애며 ▲자동차수입시 형식승인을 면제해주고 ▲1백%단독출자 자동차할부금융회사의 설립을 허용해 달라는 등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앞장서서 심어놓은 수입외제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 달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정부가 미국제 승용차를 관용차로 사달라는 소리다.
미국측이 시장개방협상에서 전통적으로 휘두르는 무기는 『우리 시장을 개방한 만큼 당신네 시장을 개방하라』는 상호주의다. 미국측의 자동차협상요구중 일부는 이 상호주의를 넘어설 뿐 아니라 보기에 따라서는 강압적인 무리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측은 이번에 대형승용차(2천㏄이상)에 대한 특소세를 25%에서 20% 인하하는등 미국측 요구에 성의를 보였고 형식승인도 38개중 28개를 제외해 주기로 했다. 관세는 유럽연합(EU) 10%, 캐나다 8.6%인 만큼 우리의 현행 8%는 변칙적인 것이 아니다. 할부금융회사는 외국인 출자를 49%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것을 풀기에는 아직 이르다. 한국측은 나름대로의 협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한국승용차의 대미수출은 지난해 고작 20만6천대(미국시장의 1.27%)에 불과하다. 미국차의 수입실적도 2천여대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우리의 대미무역적자는 8월말 현재 약50억달러, 점증하는 추세다. 미국이 그들의 지나친 요구를 강요하기 위해 슈퍼301조를 동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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