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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 두번째 소설집 「남쪽 계단을 보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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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 두번째 소설집 「남쪽 계단을 보라」 출간

입력
1995.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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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구성·간결한 문체에 실은/삶의 본질적 문제 탐색 깊이 더해90년대 젊은 소설문단을 이끌고 있는 작가 윤대녕(33)씨가 두 번째 소설집 「남쪽 계단을 보라」(세계사)를 냈다. 창작집 「은어낚시통신」과 장편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로 주목받은 바 있는 그는 지난해부터 여러 문예지에 발표했던 중·단편 여덟 작품을 이번 작품집에 묶었다.

탄탄한 구성력과 간결한 문장, 과슈그림처럼 불투명하지만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이미지의 창출등 그의 글쓰기의 특색은 이번 소설집에도 여실하다. 또 사막으로 상징한 내면의 황량함, 도시생활의 메마름이 길과 여정을 소재로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작 「피아노와 백합의 사막」이나 「사막의 거리, 바다의 거리」는 인간관계의 단절, 기계적인 삶이 생산되는 도시를 사막으로 추상하면서 비판의 시선을 던지거나 그 곳을 벗어난 일탈의 공간으로서 사막을 상징한다. 「신라의 푸른 길」이 그려내는 내면으로의 여행, 표제작 「남쪽 계단을 보라」나 「지나가는 자의 초상」에서 드러나는 삶에 대한 성찰등은 여느 동년배의 작가보다 더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천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새 소설집은 평론가 류보선씨의 말처럼 「일상성으로부터의 탈출이 갖는 감동과 그 한 편에 놓인 고립감, 우연적인 사건들의 내적 연관이 가져다 주는 비판의 메시지와 그것과 양면을 이루는 역사의 필연성 지우기, 음악·영화등 인공낙원적 사물이 가져다주는 내면적 감화와 그것의 소설읽기 방해」등으로 대별되는 작품경향을 되새기게 한다. 류씨는 윤대녕소설이 「어떤 경계에 서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지만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던 그의 글쓰기작업은 앞으로 어떤 구체성의 편에서 그것을 진집하게 세공해 가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작가는 후기에서 『나는 어딘가로 간절히 나아가고 싶지만 제 무게를 모르고서는 어디로든 나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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