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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태 의원 “고립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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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태 의원 “고립무원”

입력
1995.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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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입장 국민회의도 “20일까지 귀국” 최후통첩/현재 일에… 망명 김종휘씨와 같은길 갈것 예상도새정치국민회의가 18일 거액의 수뢰혐의를 받은 채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박은태 의원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박지원 대변인은 이날 간부회의가 끝난뒤 『박의원이 20일까지 귀국하지 않으면 당도 더 이상 박의원을 보호해 주기 어렵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김대중총재도 『본인이 직접 밝힌 것은 밝히고 맞설 것은 맞서야 한다』며 그의 조기귀국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김총재가 박의원의 부인을 면담한데 이어 야권탄압 비상대책위원장인 이종찬 부총재가 도쿄(동경)로 전화를 걸어 박의원에게 이같은 당의 입장을 전달했다.

박의원은 지난주 이부총재에게 『18일 최락도 의원 석방결의안 표결이 끝난 뒤 돌아가겠다』고 통보했으나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국민회의가 박의원문제에 대해 이처럼 선을 긋고 나선 것은 그의 장기 해외체류가 도피성으로 여론에 비쳐져 본인의 해명과 당의 반격이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정황은 결국 국민회의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사정정국」을 정면돌파하는데 상당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국민회의측의 분석이다. 박의원의 법적 소속정당인 민주당도 이날 당기위를 열어 박의원이 조속히 귀국, 소명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키로 하는등 그에 대한 제명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박의원의 해외체류가 계속될 경우 그의 소명절차를 생략한 채 제명할 가능성이 높다. 비록 박의원이 국민회의에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은 이상 민주당으로서도 박의원의 처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제정구 의원이 이날 본회의 4분발언을 통해 『박의원의 당당하지 못한 태도와 이를 방관하는 국민회의의 자세는 정치도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한 대목이 민주당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박의원은 점점 고립무원의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박의원은 이날 측근을 통해 『19일 거취를 밝히겠다』는 반응을 보였을뿐 여전히 귀국의사와 시기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어 상당기간 해외에서 「도망자」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편이다. 때문에 최근 야권에는 『박의원이 율곡사업비리에 연루돼 현재 사실상 미국망명 상태인 김종휘 전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길을 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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