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결속 과시” 지도부의도 상처/야 “작은 승리” 공조지속은 안개신4당체제의 국회에서 실시된 여야 첫 표대결은 예상대로 과반수의석을 가진 여당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투표결과만을 놓고 보면 여권의 기대와 달리 「약간의」 이탈표가 발생해 민자당지도부의 기분은 개운치않다. 반면 최락도 의원 석방요구안 제출을 첫 3당공조사례로 기록했던 야권은 정치적으로 목적했던 바는 이뤘다는 반응이어서 대조적이다. 심지어 야권은 이날 투표결과를 내심 「작은 승리」로 평가하면서 흡족해하는 분위기이다.
본회의에는 재적의원 2백91명중 2백79명이 참석했으며 표결에는 2백78명이 참가했다. 민자당이 전체 1백67명중 1백63명, 국민회의가 53명중 51명, 민주당이 42명중 38명, 자민련이 23명중 21명, 무소속이 6명중 5명이 각각 표를 던졌다. 투표결과 최의원 석방요구에 찬성한 의원은 1백17명, 반대한 의원은 1백57명이었으며 기권과 무효가 각각 2표였다.
표결전 여당의 당론이 반대, 야3당의 당론이 모두 찬성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이런 결과는 일단 여권에서 6표가 찬성 또는 무효·기권등으로 이탈됐음을 짐작케한다. 기권과 무효표가 모두 민자당에서 나왔다고 가정하면 「반란표」의 규모는 10표로 늘어난다.
반대로 무효와 기권표가 야권에서 나왔다면 여당에서는 2표만이 당론을 어겼다는 얘기가 된다. 민자당은 표결직후 『무효표 2장이 모두 부자를 잘못 쓴 것이고 기권도 사실상 반대표나 마찬가지』라며 『따라서 이탈표는 많아도2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야당에서도 반란표가 나왔다』는 가정이다. 『야3당의원 전원이 석방요구서에 서명했지만 내심 최의원에 대해 동정심을 갖고있지 않은 의원들도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이렇게 본다면 여당의 이탈표는 10표를 훨씬 넘는 규모가 된다.
어떤 입장에 따르든 이날 표결결과는 민자당에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킬 수있는 표수만큼도 지켜내지 못해 「적전 분열상」을 보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민자당은 대외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절하하고있다. 권해옥 수석부총무는 『사람이 하는 일인데 그런 정도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김윤환 대표체제 출범이후 결속된 모습을 당안팎에 과시하려던 민자당지도부의 의도가 상처를 입었다』는 해석도 적지않다. 또 이번 표결로 검찰의 정치권사정에 대한 여권내부의 일부 불만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대규모 물갈이설등 그동안 의원들을 자극했던 여권의 여러 설들이 표결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얘기이다.
결국 민자당은 야3당의 첫 합동공세를 모양좋게 막아냄으로써 4당정국의 주도권을 계속 쥐려했던 당초 계산이 다소 빗나감으로써 향후 정국운영에 일단 부담을 안게된 셈이다. 이와관련, 김대중국민회의총재는 『표결결과에 개탄을 금치 못하지만 등원거부등의 구시대적 방식보다 국감 및 예산심의 등의 원내활동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야3당은 석방요구서제출때 이뤄낸 공조체제를 적어도 숫자상으로는 표결까지 유지함으로써 4당체제하의 새로운 야권구도를 선보였다고 자평할수 있을 것같다. 특히 국민회의는 민주당과 자민련을 한편에 끌어들임으로써 정치적으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수있다.
그러나 이같은 야권공조가 앞으로도 순조롭게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이번 국감의 증인채택범위를 둘러싸고 야당간에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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