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7일 예술의 전당서 첫 공연/김희갑 작곡 윤호진 연출 윤석화 주연소설가 이문열씨의 첫 희곡작품 「명성황후―여우사냥」이 무대화추진 3년만에 뮤지컬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희갑 작곡, 윤호진 연출, 윤석화 주연으로 명성황후시해 1백주기를 맞아 11월17∼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씨의 희곡은 광복 50주년을 맞은 올해 활발히 진행된 역사적 인물에 대한 재조명작업의 완결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나는 굳이 따지자면 경상도 남인출신으로 명성황후에 대한 점수가 후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다. 그러나 윤호진씨의 권유로 많은 책과 자료에 접하면서 유능한 정치·외교인의 면모와 단점마저 합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근거를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상정한 명성황후는 「한국의 잔다르크」. 그 최후가 비참하고 허무하지만 국가의 위기를 막으려고 발버둥치던 모습이나 자기편으로부터 버림받은 점, 「불의 죽음」이라는 이미지등이 서로 만났다.
94년 「세계의문학」에 발표된 희곡을 김광림(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교수가 윤색하고 양인자의 작사를 매개로 전체가 노래로 작곡된다. 세계적인 음악가 쇤베르크에게 작곡을 의뢰하려던 당초 계획은 실무적인 난점 때문에 무산됐다. 대신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립스틱 짙게 바르고」등에서 확인된 김희갑의 호소력, 호주의 뮤지컬편곡자의 세련됨을 결합시킨다.
윤호진은 『오페라형식을 통해 사극 대사의 진부함을 없애고 음악성에 모든 승부를 걸기로 했다』고 말했다. 캐스팅도 음악적 역량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 『명성황후를 연기하다가 죽더라도 후회가 없다』는 뮤지컬 스타 윤석화, 대원군·미우라역에 성악가 윤치호·권홍준, 명성황후를 흠모하는 훈련대 수비대장 홍계훈역에 대표적 뮤지컬배우 박철호와 김민수등이 선정됐다. 고종역은 TV드라마 「모래시계」의 아역 홍경인이 맡았다. 주·조역 10여명에 코러스까지 총 60여명이 출연하며 아역 10여명이 깜찍한 어린 상궁을 연기한다.
무대에서는 오페라극장의 이중 회전무대를 활용해 역사적 상황을 표현하는 박동우의 아이디어가 빛난다. 경사진 2개의 바닥을 엇갈리게 해 역동적 이미지를 낳거나, 바닥을 들어올려 무대를 2층으로 만들고 위층에서 조선이 어지럽게 움직이는 동안 아래층에서 낭인들의 여우사냥(명성황후 시해를 뜻하는 일인들의 작전이름)음모가 진행되는 장면등이 그 예이다. 의상(김현숙)도 총 1백50여벌이 제작된다. 562―5022<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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