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양입장 짜깁기한 “고육책”/한·약분쟁 정부 해결안 발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양입장 짜깁기한 “고육책”/한·약분쟁 정부 해결안 발표

입력
1995.09.17 00:00
0 0

◎불씨여전… 총선맞물려 악화 소지16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약분쟁 해결을 위한 정부안의 골자는 『93년 분쟁 이후 개정된 약사법에 따라 대학에 한약학과를 신설하되 그 설치는 기존 약학대학 내에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어느 한쪽의 완승이나 완패가 아니면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한 한·약분쟁의 성격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1년반을 넘게 끌어오던 정부가 양측의 주장을 짜깁기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따라서 앞으로 또다른 한·약분쟁의 불씨를 내포하고 있는 불완전한 것일 수밖에 없다.

약국휴업과 한의대생들의 집단유급사태등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93년의 한·약분쟁의 해결책으로 지난해 1월7일 공포된 약사법은 ▲한방분업 실시를 위해 한약사제도를 도입하고 ▲기존 약사는 국가시험인 한약조제시험 합격자에 한해서만 한약 취급을 허용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번 복지부의 안은 한약학과 설치 자체는 허용함으로써 한의계의 주장을 수용하면서도 기존 약학대학 내로 그 설치를 제한한다고 못박아 사실상 약계의 손을 높이 들어주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한의계는 한의학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약물체계의 의학이라며 한약학과도 당연히 한의대 내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복지부는 『한의학을 약학의 범주에서 본다』며 약대 내에 설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기존 약사들을 대상으로 한 한약조제시험도 12월중에 실시한다고만 규정했을뿐 한·약계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해온 출제위원 선정문제도 여전히 분규요인으로 남아있다. 한의계는 당연히 한의사가 출제위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약계는 약대내에 한약학과가 설치된 마당에 약대교수진이 출제위원이 되는 것은 자명한 것이라는 논리다. 한편에서는 내년 총선과 맞물려 양측의 분쟁이 이번 안을 놓고 더 격화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예측도 나오고 있다.<하종오 기자>

◎약사회 반응/“의료일원화 배치되는 미봉책”

대한약사회(회장 정종엽)는 『한약학과 설치 방침은 의료일원화 방향에 배치되는 미봉책으로서 국민보건정책 방향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약사회는 『한약학과는 원칙론적으로 용납할 수 없으나 설치한다는 전제하에서라면 약학대학 내에 설치한다는 선택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주장하며 일단 19일과 22일 열기로 했던 집회는 상임위에서 다시 논의해 개최여부를 결정키로했다. 약사회는 『약권은 하나』라고 거듭 주장하고 앞으로 한약사제도 자체의 폐지를 위한 현행 약사법의 재개정투쟁을 벌여나가겠으며 장기적으로 한약학과는 약대내에서 학과가 통폐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특히 『약학의 전문성과 학문의 자존심에 간섭하는 한의사측의 영역침범행위는 오늘로서 종식되어야 한다』며 정부는 의료일원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한의사회 반응/“한방 독자성 무시한 월권행위”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허창회)는 정부안에 대해 『문민정부에 의해 민족의학이 말살되는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의사회는 『정부안은 약사측에 치우친 것』이며 『약대에 한약학과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한방의 독자성을 인정한 93년 개정 약사법의 근본정신을 무시한 월권행위로 한약학을 양약학에 종속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의사회는 또 『한약사 시험에는 한약학과 졸업생만 응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양약학과 출신자들의 한약사 시험 응시의 길을 터놓았다』고 주장했다. 한의사회는 내주부터 전국 시·도지부별로 농성을 벌여 ▲한의대에 한약학과를 부설하고 ▲한의사와 한약사의 인력수급 균형을 유지하며 ▲한약취급에 관한 한의사와의 역할기능에 대한 법적 기준을 확립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