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한국은 북한에 경수로 원전지원과 관련해서 어느 정도의 비용을 언제까지 제공해야 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당초 한국은 합의문에도 없이 경수로 건설의 중심적 역할을 맡는다는 전제아래 전체 40억달러중 근 70%를 떠안게 되었는데, 이번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의 첫회담결과 상당액의 부대시설지원에도 중심적 역할을 맡게 된것은 도저히 납득 할 수가 없다.서울에 온 보즈워스 KEDO사무총장은 부대시설비용이 10억달러라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며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맡게 된 것에 사의를 표했는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한국이 수억달러를 추가부담해야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결국 엉뚱하게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을 맡게 된 것이 분명한데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지 정부는 국민에게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알려진대로 지난 6월 미국과 북한간의 경수로지원합의문에는 북한의 반대로 「원자로 모델이 한국형이고 한국이 건설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규정이 없다. 오직 모델은 「현재 건설중인 원자로」라고 막연하게 표기됐고 대북창구인 KEDO설립협정에 한전을 주계약자로 한다고 되어 있어 이것만으로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북한에 트집잡힐 소지를 남겨주었다. 그런데 여기에다 타당한 명분과 이유없이 북한의 신포지역에 송배전망, 항만, 도로등 10여가지의 부대시설비용이란 혹을 또다시 떠맡게 된다면 말도 안된다.
더구나 국민을 놀라게 한 것은 보즈워스총장이 내년부터 매년 5천만달러 상당의 대북중유제공비용을 KEDO에 넘길듯이 비쳐 결국 상당부분이 우리측에 또 하나의 짐으로 떠넘겨질 전망이란 점이다. 형식은 KEDO가 맡는다지만 실제는 한국이 모든 지원에 있어 실속없는 봉노릇만 하게 될 것이 분명한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된데는 북핵협상때 정부가 북한의 심술대로 자리를 피해 미국과 협상케 했고 이어 경수로합의문에 명문규정도 없이 「중심적 역할」이란 이름만 얻은 실책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축하」한다고해서 북한요구를 그나마 간접적으로 모두 짊어질 수 없다. 왜 지원해야 하는가를 따지고 지원해야 할 경우 우리가 모든 역할을 직접 맡는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또 10년간 지원할 중유는 미국이 담당키로 됐던만큼 KEDO를 통한 우리 부담은 분명히 거부해야 한다. 한국은 언제까지 북한의 요구에 끌려다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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