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주민들 온종일 “차양” 고통/최근 급증불구 규제근거 없어최근 외벽을 유리재질로 하는 건물이 많아지면서 「반사광」이 신종공해로 등장했으나 이에 대한 아무런 규제장치가 없다. 반사광은 햇빛보다 강렬해 이웃 건물이나 주민들에게 각종 피해를 주고 거리에서는 순간적으로 자동차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려 대형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최근 문을 연 서울 강남구 대치동 P빌딩은 30층 건물 바깥벽을 모두 유리로 건축했다. 낮에는 이 건물 남쪽 D아파트에 반사광이 집안 깊숙이 들어와 주민들이 항의, 최근 보상협의 끝에 아파트 복도의 새시 설치비용을 건물주가 부담키로 했다. 이 건물 인근 S빌딩등 사무실은 반사광을 막기 위해 종일 차양을 드리우고 업무를 보고 있다.
반사광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별도로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운전자들은 한두번 사고위험의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김모(29·회사원·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인근 유리벽 건물의 반사광 때문에 눈이 부셔 기둥에 차를 박을 뻔했다』고 말했다.
유리벽 대형건물이 많은 곳은 서울 강남 테헤란로부근과 여의도일대. 주변의 피해는 아랑곳 없이 미관만을 내세워 계속 건축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를 규제하거나 선의의 피해자들을 보호할 법적 근거는 없다.
서울시 건축지도과는 『반사율 12%이하의 반사가 심하지 않은 유리를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규제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조경학과 김유일 교수는 『건물의 반사광은 도시의 전체적인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각종 피해를 유발하므로 일조권보장과 같은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김경화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