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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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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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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나는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치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묻자 이 사람은 『나는 반신불수가 된 사람을 고친 일이 있다. 그 반신불수를 낫게 한 약을 두배로 쓰면 죽은 사람도 살아날 것이 아닌가』고 답변을 했다고 한다. ◆중소기업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정부의 중소기업 대책이 이렇게 큰 소리 치는 사람의 말과 닮은데가 많다고 한다. 나오는 대책이 반신불수를 치료하는 약에 불과한데 자꾸 죽은 사람을 살리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는 것이다. 반신불수 치료약을 두배로 쓰는 식의 정책이라는 것이다. ◆중소기업 대책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거창한 종합대책이 새로 나오고 경기가 나쁠 때마다 즉효를 노린 단기 대책이 나오고 해가 바뀔 때마다 또 그럴 듯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하지만 결과는 항상 같았다. 지난 수십년에 걸쳐 발표된 대책들을 살펴보면 자구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내용이 되풀이되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수십년을 비슷한 처방을 썼으면 이제는 약을 한번 바꿔 볼 만도 한데 그 생각을 못하고 같은 약을 두배 세배 더 써서 중소기업 대책을 「강화」할 생각만 한다는 것이 업계의 불만이다. 34만∼51만의 기업과 사업자들에게 2년간 세무조사를 면제하는 특전을 베풀어 주겠다는 이번 대책도 업계에서는 반신불수 약으로 보고 있다. ◆금융 세제 행정지원은 수십년간 되풀이돼 온 감초같은 처방이다. 업계에서 보면 결제관행 하나만 제대로 바뀌어도 당장 숨통을 틀 수 있겠는데 약효가 뻔한 감초만 자꾸 먹으라니 식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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