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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대회 성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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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대회 성과(사설)

입력
1995.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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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베이징(북경) 세계여성대회가 주제인 평등 발전 그리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강령과 베이징선언을 발표하고 15일 폐막됐다. 1백81개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대표 5만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무엇보다 「여성의 권력참여」(EMPOWERMENT OF WOMAN)와 여성문제의 「주류화」(MAINSTREAMING)전략을 확인한 점이 가장 큰 성과다.여성문제의 주류화는 여성이 더 이상 남성 또는 사회의 보호나 지원 특혜를 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세계평화와 발전의 동반자란 적극적인 선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도 조직화를 통해 정책결정 즉 권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마련하겠다고 다짐한 점은 커다란 변화라고 할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NGO포럼이 점점 조직화되어 정부간회의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좋은 예다. 그동안 한국등 일부국가에서만 논의되던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해 아시아지역의 여러 나라가 여성네트워크를 조직하게 된 것도 이같은 변화의 결과다.

전쟁중 성폭력의 전쟁범죄규정, 성희롱의 성폭력명시, 여성역할의 제고, 성생활 전반을 결정할 권리 및 남녀평등한 상속권인정, 여성의 빈곤퇴치를 위한 발전전략수립, 자원 고용시장에 대한 여성의 평등한 접근, 여성의 교육강화등을 골자로 한 행동강령도 이같은 정신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남녀평등을 성의 대결이라는 시각으로 보지 않고 동등한 입장에서 행동강령을 마련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것이다. 이것은 아직도 남성중심의 의식이나 관행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여성의 문제는 더 이상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의 문제란 의식전환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모두 인식해야 한다.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의가 인권문제등 선진국의 관심분야에만 초점이 맞추어지고 개도국의 빈곤 및 문맹퇴치등은 뒷전으로 밀린채 종교와 윤리문화의 차이로 많은 국가가 낙태등 일부 보건문제등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한 점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애매모호하게 처리한 행동강령실천을 위한 재원확보문제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번 회의의 결과인 행동강령은 각국이 그 실천 결과를 매년 유엔에 보고해야 하지만 특별한 구속력은 없다. 이번 회의가 베이징선언을 통해 각국정부에 이의 실천을 촉구한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여성 스스로의 노력이 필수지만 각국 정부도 이의 실천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법제정이나 정책결정에 이를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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