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잡지에서 읽은 믿기 힘든 이야기가 생각난다. 1차 세계대전 직후 호주의 시드니 근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시드니해안에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바다 낚시장이 있었다. 어느날 한 낚시꾼이 엄청나게 큰 상어를 잡았다. 그 낚시꾼은 즉시 그 상어의 배를 갈랐다. 그런데 웬일, 그 안에 양복입은 신사의 시체가 그런대로 잘 보존되어 있었던 것이다. 더 놀라운 일은 그 신사의 양복주머니에서 영국에서 발행된 일간지가 나온 것이었다. 그 신문의 내용을 보니까 1차 세계대전이 발발되었다는 빅 뉴스가 실려 있었다. 낚시꾼이 날짜를 따져 보니 불과 일주일 전에 일어났는데 호주에서는 아무도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 뻔했다. 당시 런던과 시드니 사이의 통신수단이라고는 평균 두 달이 걸리는 배편밖에 없었던지라 낚시꾼은 자신이 빌릴 수 있는 모든 농토에 곡식을 심어 그 전쟁통에 큰 부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이 이야기의 신빙성을 떠나서 정보를 진정 가치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어떤 이는 20세기를 「책인간」과 「전자인간」의 대결이라고 말한다. 정보를 보관하고 전달하는 미디어와 정보전달수단에 따라 그렇게 한 번 나눠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책인간」은 문자의 탄생과 함께 태어난 고전적인 인간형을, 「전자인간」이란 그 이후에 나타난 전화등 새로운 전자 미디어를 이용하는 새로운 인간을 말하는 것이리라. 필자는 위에서 소개한 호주의 운 좋은 낚시꾼은 혹시 아주 빠른 정보전달기능을 가진 전자인간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진정 정보를 가치있게 하는 것은 바로 그 정보의 전송속도다. 만약 그 상어(미디어)가 두 달 훨씬 넘어 도착했다면 고깃덩어리에 불과했을 것이고 그 속에 든 신문(정보)도 쓰레기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가 점점 좁아진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시간의 함수라고 불리는 정보가 시간의 벽을 서서히 넘어가고 있다는 뜻이며 비유적으로는 새로운 정보의 출구를 열어둔 지구촌의 누구나 호주의 운 좋은 낚시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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