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사회 그린 공상소설이상적인 사회를 가리키는 말로 흔히 쓰이는 유토피아는 원래 토머스 모어(1467∼1545)가 쓴 정치적 공상소설의 제목이었다.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공산주의적 도시국가의 이름인 유토피아는 「아무데도 없는 곳」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를 합성한 단어다. 지은이 토머스 모어가 실제로 이러한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바랐다기 보다는 하나의 이상적인 지향점으로서, 또 현실사회를 바로잡는 시금석으로서 유토피아를 받아들였음을 짐작케 하는 작명이다.
「유토피아」에 펼쳐진 토머스 모어의 사상은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를 완전히 없앰으로써 착취와 적대적 관계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같은 사상은 생시몽, 푸리에, 오언에 의해 유토피아정신으로 이어졌고,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과학적 사회주의의 밑뿌리에까지 닿았다.
검약과 금욕의 삶을 한평생 지킨 토머스 모어는 헨리8세의 이혼문제에 끝까지 반대하는 바람에 참수형을 당했다. 르네상스 최고의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는 뛰어난 법학자, 정치가였으며 가슴이 따뜻한 휴머니스트 토머스 모어의 죽음을 이렇게 애도했다. 『눈보다 순결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다. 영국은 과거에도 그리고 이후로도 그와 같은 천재성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유토피아」는 당시의 영국상황을 비판한 1편과 유토피아의 제도와 생활을 다룬 2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모든 범죄는 빈곤에서 비롯되고, 백성의 빈곤은 게으른 귀족들의 사치와 탐욕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1편의 주된 내용이다.
2편에서는 1760년의 역사를 가진 아름다운 섬나라 왕국 유토피아의 모습을 9장으로 나누어 그리고 있다. 이 섬에는 54개의 도시가 있고 매년 한번씩 세사람의 대표가 수도인 아모로우트에 모여 국정을 토론한다. 30세대가 한 단위가 되어 시포그란트라는 수장을 뽑고 2백명의 시포그란트가 종신직 왕을 뽑는다.
모든 시민은 한가지 기술을 익히며 하루 6시간 일하고 8시간 잠자며 나머지는 각자의 취미에 따라 시간을 활용한다. 시민들은 사치를 모르고 검소하게 살며 공동생산, 공동분배가 철저하게 지켜진다. 법은 극소수이며 법률가는 따로 없다. 가장 소박한 해석이 가장 올바른 해석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누구나 법률전문가다.
시민들은 군사훈련을 받지만 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피를 흘리면서 승리를 얻기보다는 지혜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을 더 좋아한다.<최성욱 기자>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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