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구체적 “청와대 교감” 관측/예비후보군 향후 움직임 주목최근 민자당 중진의원들이 화두정도로 던졌던 여권의 후계구도문제가 한단계 진전되고 있다. 김윤환 대표가 15일 신문편집인협회 초청, 금요조찬대화에서 『내년 총선과정에서 민자당의 차기대통령후보군이 가시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말을 한 것이 그것이다. 그는 또 여권인사로는 처음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사람들의 경선에 의한 후보결정」을 언급했으며 그 시기는 김영삼대통령의 임기만료에 근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같은 김대표의 말을 종합하면 『총선을 통해 부각된 3∼4명의 인물들이 사실상의 후보 레이스에 돌입, 대통령 임기만료 6개월전쯤 경선으로 대권주자를 선출』하는 시나리오로 요약된다. 물론 김대표의 말은 크게 보면 김대통령의 대권역정을 경험으로한 원론적 전망이라고 할수있다. 하지만 지금껏 여권내에서 후계문제 거론이 금기시돼 온 점을 감안할 때 그의 이날 발언은 결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또 최근 이 문제를 거론한 최형우 의원과 이한동 국회부의장의 입장에 비해 훨씬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따라서 초점은 김대표의 생각이 청와대의 의중을 얼마나 반영한 것이냐는 것과 함께 어떤 사람들이 15대총선에서 부상될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첫번째 물음과 관련, 여권소식통들은 『일단은 김대표의 개인적 의견이겠지만 그동안 김대통령과의 수차례 만남에서 나름대로 받은 감은 있지 않겠느냐』며 김대표의 발언에 적지않은 무게를 싣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후계문제등 민감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 만큼 김대표가 어떤 경로로든 사전에 여권핵심부와 교감을 거쳤다고 봐야 한다는 얘기이다. 특히 최근 최의원등이 사석에서 경선문제를 조심스럽게 거론한 것으로 알려진데 이어 김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명시적으로 경선을 언급한 것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둘째는 예비후보군의 향배이다. 자신의 위상과도 직결된 이 문제에 대해 김대표는 『특정인이 아니라 여권에도(야권의 두김씨와 겨룰수있는) 이런저런 사람이 있다는 가시적 판단을 할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피해갔다. 그는 또 『나는 지역을 배경으로 대권에 도전할 생각은 없다』고 묘하게 말했다.
여권관측통들은 이러한 그의 말을 두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하나는 「배경」으로서의 지역이 아니라 「기반」으로서의 지역을 바탕으로 한 후보 레이스에는 자신이 참여하겠다이는 의사의 표시이다. 다른 하나는 당내중진뿐 아니라 당밖의 명망가도 전국구등으로 영입돼 유력한 후보로 부상될수 있으며 이 경우 자신은 또 한번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도 함축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김대표가 이날 이례적으로 10년간 세사람의 대통령을 보필해 온 자신의 정치역정을 적극 해명하며 「정치의 중심에서 정치를 만들어 온 사람」임을 강조한 것은 주목된다. 이는 최근 최의원등이 차기지도자의 요건으로 「문민정부의 정통성」을 거론하며 자신을 간접겨냥한 것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과 파장을 낳은 김대표의 발언은 의도야 어떻든 여권내 후계문제 공론화의 「첫 씨앗」을 뿌린 것으로 볼 수 있다.<이유식 기자>이유식>
◎김 민자대표 일문일답/“지역배경 대권잡을 생각없어”/정권내에서 민주화촉진 역할수행 자부/3김시대 계속땐 지역감정해소 어려워
김윤환 민자당대표는 1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편집인협회(회장 남시욱) 초청, 조찬대화모임에 참석해 「한국정치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한뒤 1시간여동안 여권의 후계구도문제 및 세대교체 등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민자당의 차기대권주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데.
『대통령 임기가 2년반이나 남은 상황에서 후계구도가 이뤄진다는 것은 정치운영상 바람직하지 않다』
―당정간의 정책혼선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가 대통령의 결재를 받아 당에 떠맡기는 식의 권위주의적인 정책결정과정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 당정이 토론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내년 총선공천에서 문제의원들을 과감하게 배제할 용의는 없는가.
『참신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들을 많이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문제는 이들의 당선 가능성이다』
―현정부의 비제도적인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보안을 지키면서 의욕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다보니 일부 제도적인 정책결정과정이 무시된 경우도 있었으나 앞으로는 분명히 시정될 것이다』
―최근 야당의원 비리수사에 대해 일부에서 표적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비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척결돼야 한다. 야당의원 수사도 비리가 발견됐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민자당의 응집력에 여전히 문제가 많은 게 아닌가.
『계파간에 화학적인 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양심적 보수세력과 민주세력이 우리나라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주체를 형성해 총선에 임할 때 국민이 우리 당에 많은 기대를 걸 수 있으리라고 본다』
―야당으로부터 권력주변에 오래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나는 권력을 휘두르기보다 권력을 만들어온 사람이다. 또 체제내에서 민주화를 위한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김대표 자신도 지역할거 이미지를 갖고 있는건 아닌지.
『특정지역을 대표해 대권에 도전하는 것과 지역기반을 갖고 정치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우리 당 대통령후보는 경선을 통해 지역색을 탈피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민자당도 국민정당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내각제개헌문제에 대한 입장은.
『대통령임기만료 무렵에 각 당의 후계구도가 확정되면 자연스럽게 개헌문제도 나올지 모르나 지금은 논의하기가 적절치 않다』
―김종필 전대표를 쫓아냈다는 시각에 대해선.
『당의 세계화를 위해 젊은 사람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당의 원로로 남아 있기를 권유한게 그렇게 비쳐졌다』
―김대표가 생각하는 세대교체의 의미는 무엇인가.
『세대교체는 나이가 아닌 생각의 문제이다. 3김시대가 더 이상 계속된다면 정치발전이나 지역감정해소는 매우 어렵게 될 것이다』
―당내 대통령후보경선에 참여할 생각인가.
『지역을 배경으로 해 대권을 잡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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