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위기감에 갈등덮고 화합/물갈이 등 부각땐 삐걱댈수도민자당 지도부가 오랜만에 화음을 내고 있다. 현 정권출범이후 민자당이 줄곧 계파갈등으로 휘청거려왔음을 감안하면 요즘같은 지도부의 조화는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사실 민정계 중진인 김윤환대표, 민주계 소장엘리트인 강삼재 총장이 모든 면에서 대조적이어서 당내에는 두 사람의 불협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않았다. 그러나 「김대표―강총장」 라인은 비록 출범한지 한달도 안됐지만 당안팎의 걱정을 불식시키며 의외로 순항하고 있다.
당직자, 당료들은 『대표, 총장이 마치 속내를 잘 아는 선후배 사이처럼 보인다』고 평할 정도다. 서정화 총무 김영구 정무장관 손학규 대변인등은 『현재의 당직진용이 완벽하게 팀웍을 이루고 있다』며 『이 기조만 유지되면 당이 재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실제 김대표나 강총장은 외양으로는 트집잡기 어려울 정도로 공고한 유대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대표는 수시로 강총장을 불러 당내 현안을 상의하고, 강총장은 보폭을 조절하며 김대표 예우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 지난 6일 김대표가 후쿠다(복전)전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키 위해 일본으로 떠날 때 강총장이 공항에 환송나온 것은 한예이다.
대표, 총장간에 역할분담도 잘 되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둘러싼 당정마찰에서도 강총장은 「총대」를 메고 지도부의 불만을 정부측에 원색적으로 전했다. 주초의 고위당정회의에서 강총장은 『정부가 계속 당을 무시하고 정책을 독단적으로 입안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김대표는 『잘했다』고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지도부의 보폭이 일치하는 저변에는 김대표와 강총장의 노력, 지방선거패배로 인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지방선거의 참패는 지도부에 위기의식을 가져다주었고, 그 위기감은 일단 당내부의 갈등요인을 봉합해 주고 있는 것이다. 김대표, 강총장등 당사자들도 『분열은 곧 공멸』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도 김대표나 강총장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입장이다. 김대표는 차기 대권주자의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강총장은 소장파의 범주를 벗어나 명실상부한 차세대로 발돋움하기 위해 매끈한 당운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 당직자는 『김대표와 강총장이 잘 협조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어낸다면, 두 사람 모두 지금과는 다른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대표―강총장 라인이 흔들림없이 순항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 당내결속, 총선승리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내면적으로 김대표와 강총장의 이해는 다소 엇갈릴 수 있다.
김대표는 자신의 입지, 민정계의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강총장은 결정적인 순간에 민주계의 시각을 택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공천에서 현역의원의 물갈이폭, 대상 등 첨예한 문제들이 부각될 경우 숙명적으로 내재된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개연성도 있는 것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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