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본부 초청강연서/“국민비판 수용에 옹색” 등 지적 관심총리직에서 물러난뒤 말을 아껴왔던 이회창 전 총리가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개혁을 화두로 현정부의 개혁추진방식과 정치권의 구태에 대해 따가운 질책을 보낸 것이다.
14일 상오 한국생산성본부초청 조찬회에서 「개혁과 우리의 미래」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서였다. 그는 이날 『정부에 참여한 경험과 평소 생각을 얘기하니 가볍게 들어달라』며 운을 뗐다. 그러나 그의 강연은 현정부의 철저하지 못한 개혁과 권위주의적 행태를 직접 비판하는 등 결코 가벼운 내용이 아니었다.
그는 『문민정부는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권에 의해 출발했지만 정치권력의 행태는 여전히 수직적이고 권위적이라는 비판을 면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완화정책에 대해서도 『행정이나 경제부문에서는 아직 안되고있다』며『총리로 있을때 올라온 보고와 달리 규제완화를 피부로 못느낀다는 기업인들의 말을 많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이유로 『행정의 권위주의적 요소때문』이라고 잘라말했다. 비판과 반대의견을 받아들이는데 옹색한 정부의 폐쇄성도 거론했다.
이전총리는 또 『정치권력은 법을 수시로 뜯어고쳐 법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며 『정치권력이 법을 우습게 알고 함부로 하면 국민도 법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선거부정 방지법을 제정한지 얼마되지도 않아 대통령의 선거운동 필요성이 제기되고 선거법상 불가능하다고 알려지자 곧 법을 개정하자는 말이 나왔다』며 실례를 들기도했다.
한편 그는 총리재임중 표방했던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몇번이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거명하며 『시공과 관리유지라는 기초적인 부문에서부터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지않은 잘못이 있었다』며 『법과 질서의 확립은 기초적 개혁이며 이것이 없는 각론적 개혁은 부실한 기초위에 세운 집과 마찬가지』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날 강연을 『몇가지를 비판한 것은 정부를 비방하기위한 것이 아니라 개혁의 성공을 바라기때문』이라는 말로 마무리했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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