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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비준­지재권보호 베른협약 내년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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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비준­지재권보호 베른협약 내년 발효

입력
199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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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 출판시장 위기/번역·조판료에 저작권료 가세 비용 눈덩이/업체들 대부분 영세… 절판서적 속출할듯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이어 내년부터 발효될 것으로 보이는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베른협약」 가입을 앞두고 학술·이론서를 주종으로 하는 출판사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인문·사회과학시장의 침체로 지금도 불황을 겪는 이 출판사들은 기존의 번역료 외에 선인세 형식의 높은 저작권료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베스트 셀러를 찾아보기 힘든 학술·이론서는 대부분 1천∼2천부 정도의 소규모 출판시장으로 96년부터는 세계저작권협약(WCC)이 발효된 87년 이전에 출판된 인문·사회과학서적의 경우 5백부라도 재판을 찍어 내려면 저작권 계약을 새로 해야 할 형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그런 능력이 없어 내년엔 절판되는 학술서적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국내 최대서점인 교보문고의 경우도 내년엔 15만종 1백80만권의 책중 최소한 10%인 20여만권의 서적이 정상유통할 수 없게 돼 서가에서 사라져 반품될지도 모른다.

한·미간의 저작권법 협상에서 유예기간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작가 사후 50년 보호」조항이 소급적용될 경우 1945∼1987년에 출간된 학술·이론서는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워 「학문의 공동화」마저 우려되고 있다.

87년이후에 출간된 외국서적들의 번역출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문예출판사의 경우 최근 알랭 프렌느의 「현대성의 비판」을 계약하면서 전도금 2천달러를 주었다. 여기에 번역료 7백50만원등 순수원고료만 9백만원이 들어갔으나 초판 1천권(정가 1만2천원)을 다 팔아봐야 조판비 종이값밖에 건지지 못하게 됐다. 전병석(58) 문예출판사 대표는 『앞으로 70∼80년대에 출간된 외국의 학술·이론서등 정말 필요한 책은 번역소개되지 않고 대중적 흥미만 자극하는 3류 문학작품이 주로 수입될 것같다』며 『학술·이론서시장은 고정독자 외에는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 없고 제작비는 계속 상승해 출판사들이 외면할 경우 출판의 편향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동녘출판사도 「희망의 유전자」라는 프랑스 자연과학서적을 1천5백달러 선인세에 권당 5%의 인세조건으로 계약했지만 책정가 8천원을 기준으로 할 때 3천7백부를 팔아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 그러나 2천부를 넘기기 어려운 시장여건을 감안할 때 적자를 감수해야 할 실정이다.

학술·이론서를 주종으로 하는 출판사들은 정부가 학술·이론서시장이 고사하지 않고 양질의 외국학술서적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공공도서관등에서 1천부정도를 구입해주는 방안등 적극적 수요창출에 나서 줄 것을 바라고 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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