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 마에다」 왜색불구 “제작사 미국” 이유 상영허가/「아찌아빠」 일탈내용에도 “주인공 10대” 고교생 관람가「장군 마에다」의 국내개봉과 「아찌 아빠」의 고교생 관람가 판정. 영화계에서는 이 두가지를 공연윤리위원회(공륜·위원장 윤상철) 영화심의의 모순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말한다. 제작국(자본)만으로 일본색의 유무를 판단하는 경직성과 작품 전체의 내용이나 정서보다는 특정장면의 삭제에 안주하는 심의의 허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장군 마에다」는 예정(16일)보다 2∼3주 늦춰지긴 하지만 10월초께 서울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현재로는 이를 막을 어떤 장치도 없다. 지난해 명보극장측의 상영포기처럼 극장주의 양심에 맡길 뿐이다.
3년전 공륜이 제작사가 미국의 블루레이저 유니버설사라는 이유 하나로 17세기 한 일본장군의 영웅담을 늘어놓은 영화를 통과시킨 탓이다. 지금도 공륜은 전체의 내용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고식적인 내규와 몇몇 심의위원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찌 아빠」는 시사회때 영화관계자들로부터 『비록 10대후반의 소녀가 주인공이지만 고교생이 보기엔 문제가 많다』고 지적당한 작품. 오토바이 폭주, 성을 암시하는 대사, 나체농구경기장면등 주인공의 일탈된 행동이 청소년의 정서를 해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난 학부모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이 작품 역시 공륜은 10대가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단 두마디 대사만을 삭제한 채 고교생 관람가로 통과시켰다.
평론가 정용탁씨는 『우리의 등급은 「봐도 좋다」는 권유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외국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유럽처럼 수용자입장에서 심의가 되도록 심의위원을 아동심리학자, 학부모 교사들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의위원들의 불성실한 심의와 특정 영화인들과 밀착한 심의위원으로 인해 공정한 심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은 새삼스러운 얘기도 아니다. 공륜 스스로가 획기적인 방향전환을 하지 않는한 심의에 따른 이같은 부작용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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