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패자뿐인 당정 세법싸움/이상호 경제1부 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패자뿐인 당정 세법싸움/이상호 경제1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9.15 00:00
0 0

치열한 전투가 끝났다. 양측 모두 『이겼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만세를 부른 사람들은 양쪽 장수들뿐 국민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 모두 「더 낳은 국민의 삶」을 위해 전투를 벌였다고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운 것이었다.채권등의 금융소득 종합과세 포함여부등을 중심으로 한 올해 세법 개정안을 둘러싼 정부와 민자당간의 「12일 전투」는 이렇게 끝났다. 국민의 판정에 아랑곳없이 장수들끼리 서로 주고받고 나서는 전리품인양 내세우고 있다.

정부는 당초방침인 채권등을 종합과세대상으로 확정했다는 점을 들어 승리를 거두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실명제라는 개혁의지를 관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자당은 정부에 대해 『힘의 우위를 보였다』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양쪽의 주장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정부는 금융상품에 대한 예외없는 종합과세방침을 지키면서 법인세율 인하, 1세대1주택 양도세 부과기준 완화,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부담 경감등 이번 논쟁사항과는 직접 관계없는 것들을 슬그머니 인정해주었다. 이들 사항은 당이 계속 요구해 왔던 것들로 정부는 되풀이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그러니 『정부의 정책을 어떻게 믿나』라는 비난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세법 파동의 계기가 됐던 정책의 일관성·투명성 결여가 드러났다.

당도 마찬가지다. 실체가 불분명한 「중산층 껴안기」를 내세우더니 막판에는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고 『갈등의 핵심은 종합과세가 아니고 정부의 「오만함」을 바로잡는데 있다』고까지 말하면서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당정간의 한판은 국민을 볼모로 삼은 세력다툼에 불과했다는 것을 양측 모두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그리고 국민의 눈에는 패자만 보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