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끼며 행동으로 이미지 강화김윤환 대표/차기 대권주자 자격론 구체거론최형우 의원/“중부권 지도자 나와야 화해가능”이한동 부의장/“때되면 그림 그려질것” 계속 잠행이덕룡 의원여권에서 후계구도를 둘러싼 몇가지 화두가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말을 아껴오던 중진의원들이 후계문제에 대해 우회적이지만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여권에서 후계문제가 금기로 자리잡은 저간의 현실을 감안할때 이같은 언급은 미묘한 반응을 낳을 만하다.
최근 후계문제를 거론한 중진은 최형우 의원과 이한동 국회부의장이다. 두 의원은 모두 차기대권 도전의사에 대해서는 『때가 이르다』며 언급을 피했지만 나름의 생각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최의원은 부산일보(12일자)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주자는 문민정부의 정통성을 이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자격론을 제기했다. 최의원은 구체적인 조건으로 뚜렷한 역사관, 도덕성, 국민신망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부산 경남에서도 차기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부연설명에도 불구하고 최의원의 발언은 민정계 보스인 김윤환대표와 이부의장을 견제하는 뜻으로 해석됐다.
반면 이부의장은 한 주간지(7일자)와의 회견에서 『「영남대통령」이 계속 나와야 한다는 주장은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부의장은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했지만, 이 입장은 최의원의 시각과는 현격하게 다르다. 이부의장은 사석에서도 누차 『앞으로 지도자는 나라의 분열을 치유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 모두가 단결해도 21세기를 헤쳐나가기 힘들다』고 강조해왔다. 다음 지도자는 영호남이 아닌 중부권에서 나와 화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대안으로 거론되어온 김윤환대표 김덕룡 의원등은 시기상조론으로 이 문제를 피해가고 있다. 김대표는 오는 15일 신문편집인협회와의 조찬간담회에서 예의 「킹메이커논」을 거듭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주변인사들은 『대권은 시대와 국민이 만들어준다』며 후계구도에서 김대표를 제외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대표가 말을 아끼는 대신 대표의 위치를 활용, 행동으로 차기의 이미지를 쌓아가려 한다는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반해 김덕룡의원은 거의 잠행에 가까운 행보를 하고 있다. 김의원은 차세대, 세대교체의 이미지가 강한만큼 누구보다도 언행을 조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그의 측근들은 『아직은 이르지만 때가 되면 차기구도의 그림이 그려지지 않겠느냐』며 여러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같은 중진의원들의 우회적인 언급과 별개로 여권 내부에서는 『행정능력, 국제감각, 도덕성을 갖춘 의외의 인물이 급부상할 수 있다』는 말도 적지않다. 일부 핵심그룹에서 『현재 거론되는 중진의원들 모두 대권주자를 만드는 조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본인들의 뜻과 관계없이 이회창 전총리 최병렬 전서울시장 이인제 경기지사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이 연장선상에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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