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직 통일산하회 정비작업민주당총재에서 물러나 6박7일간의 중국여행을 마치고 12일 돌아온 이기택 고문은 마음속의 잡념을 털어버린듯 짐짓 초연한 표정이다. 진통을 겪었던 당3역 인선과정등에 대해 물어보아도 「관심없다」는 식이다. 강창성 최고위원등 측근들이 주요당직에 자파인사를 한명이라도 더 심기위해 전전긍긍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앞으로도 당내문제는 강최고위원등 측근들에게 일임하고 자신은 대학강연, 지방순회등 한가로운 일정을 보내겠다고 한다. 12월 전당대회에서의 당권재도전문제도 『그때가서 생각해보겠다』는 정도이다.
그러나 중국여행이후 이고문주변의 발걸음은 훨씬 빨라졌다. 이미 분당과 당내갈등의 와중에서 흔들렸던 사조직 「통일산하회」를 추스르기 위한 물밑작업이 시작됐다. 사조직정비는 불과 3개월앞으로 다가온 12월 전당대회에서 한판 승부를 겨루기위한 전열정비용임이 분명하다.
추석이 끼여있었음에도 30여명의 자파 지구당위원장및 핵심측근들을 대거 대동, 중국여행에 나선 것도 계파단합 성격의 행사임을 부인할 수없다.
때문에 측근들은 이고문의 12월 당권재도전과 15대총선 지역구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두가지는 3김에 비해 뚜렷한 지역적 기반이 없고 대중적 지명도가 취약한 그의 약점을 타개하기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교두보이다. 이를 위해 측근들은 내달부터 이고문이 1백여개의 전국지구당순회에 나서 대의원을 직접 챙기는 프로그램을 마련해놓았다.
지역구재출마 역시 측근들은 한때 거론된 포항보다는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택할 것을 권하고있다. 분당과 당내분 수습과정에서 실추한 이미지를 회복하고 정치적으로 재기하기 위해서는 부산에서 당선돼야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어느 지역을 택하든 당선은 걱정할 필요없다』는 측근들의 주장에도 불구, 지역구출마는 적잖은 위험부담이 따른다. 일각에서 12월 당권재장악이후 전국구를 권유하는 이유는 이런 배경에 따른 것이다.
이고문측은 4·19혁명의 대표주자, 7선의원, 5년3개월의 야당대표, 청렴함등을 들어 이고문이 3김이후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분당에 이르는 일련의 행보에서 입은 정치적 상처도 이런 강점으로 충분히 덮을만하다는 것이다. 그의 중국여행이 재기의 출발점이 될지 기존행보의 재판에 그칠지 궁금하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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