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아이디어활용 신세대 이재의 꿈 도전/결혼식 축가·맞벌이부부 장보기대행등 성업신세대는 이재에도 능하다. 「먹고 놀기만 한다」는 부정적 선입관은 일부 오렌지족에게만 해당될 뿐이다. 진정한 신세대는 삶을 즐길줄 아는 만큼 일할줄도 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패기를 무기로 20대 경영자의 꿈을 키워가는 신세대가 늘고 있다. 야심찬 이들 신세대들의 주무대는 참신한 아이디어만 뒷받침되면 소자본으로도 성공이 가능한 소위 「틈새시장」. 대기업이나 기존의 사업가들이 미처 눈돌리지 못하거나 낡은 감각으로는 착안하지도 못하는 분야이다.
유통구조가 복잡하기로 유명한 우리의 유통체계는 신세대의 눈에는 그만큼 파고들 여지가 많은 곳이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이모(29)씨는 지난 4일 일산 신도시 부근의 30평 남짓한 창고에 「진솔」이라는 상호의 주문판매회사를 설립했다.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유통기관이 전무하다는 평소의 문제의식을 사업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경영상의 비밀」이라며 이씨가 구체적인 경영노하우의 공개를 꺼리지만 「진솔」의 정체는 전문 경영기법을 도입한 신종 유통기관. 시간에 쫓겨 제대로 장을 볼수없는 맞벌이 부부들을 대상으로 장바구니의 주문배달판매를 대행하는 것이 주업무다. 이씨는 『내달 5일까지 40가구를 상대로 영업상의 미비점을 점검하는 프리마케팅을 실시한뒤 10월부터 시장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어엿한 대기업 직장을 버리고 통계분석가로 나선 강왕수(30)씨는 틈새시장에 뛰어든 신세대 창업자의 또다른 경우. 93년초 『조직인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과감히 사표를 던진 뒤 그해 여름 후배소개로 석사논문의 통계분석을 3일만에 해주고 30만원의 사례금을 받은것이 통계분석가의 길로 들어선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후 봉천동 자신의 집에 「왕수리서치」라는 간판을 내걸고 매달 1∼2건씩의 통계분석을 대행하면서 만만치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강씨는 『아직은 집에서 개인적인 부탁으로 소개받은 일만 하고 있지만 조만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업」이라고 할것까진 없지만 나름대로 전공지식을 살려 짭짤한 「아르바이트」수입을 거두는 예비 사업가들도 많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 김민석(24)씨는 지난 봄부터 뜻이 맞는 친구 7명과 함께 팀을 이뤄 서울 시내 결혼식장을 누비고 있다. 김씨들의 취급품목은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부르는 일. 94년말 친구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부른뒤 기대이상의 호평을 받고 아예 본격적으로 나섰다.
김씨는 『이전에는 전통적인 결혼축가만 불렀지만 「프로」로 전향한 이상 고객의 필요에 따라 조용한 곡에서 신나는 음악까지 취급 곡목을 대폭 늘렸다』며 왕성한 의욕을 보였다.<최서용·조철환 기자>최서용·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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