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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대미 경제공습」 끝내 참패/미쓰비시 록펠러센터 포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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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대미 경제공습」 끝내 참패/미쓰비시 록펠러센터 포기 의미

입력
1995.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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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서 퇴장한 마쓰시타 이어 또 백기/「미 자존심회복­거품빠진 일본」 묘한 대조미 뉴욕 록펠러센터를 소유했던 일본의 미쓰비시부동산(삼릉지소)사가 12일소유권 포기를 공식 발표함에 따라 미국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 건물이 6년만에 다시 미국인의 품안에 돌아오게 됐다.

89년 미쓰비시의 록펠러센터 인수는 미국인들에게 국내경기의 쇠락과 일본경제의 부상을 극적으로 실감케한 「경제 진주만 공습」이었다. 반면 80년대 들어 미국내 부동산 영화사등을 마구잡이로 사들였던 일본인으로서는 제로전폭기나 가미가제특공대로도 이루지 못했던 미본토 장악의 「빛나는 승리」이자 경제대국의 위상을 한껏 과시하는 상징이었다. 이에따라 록펠러센터의 「탈환」은 되살아나는 미국경제와 꺼져가는 일본의 「거품경제」를 기묘히 대비한 사건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미쓰비시가 록펠러센터로부터 손을 떼게 된 배경은 불황으로 인한 임대수입 저조로 자금압박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누적손실액이 최대 1천억엔규모로 알려져있다. 80%의 소유지분을 갖고있던 미쓰비시는 지난 5월 13억달러의 저당권을 변제하지 못해 파산보호법 적용을 법원에 신청해 놓은 상태였다. 결국 미쓰비시도 80년대 급등한 국내 주가와 부동산가를 담보로 한 저리대출을 통해 해외자산 매입에 나섰던 일본기업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셈이다. 즉 4년전부터 일본내 투기성 거품경기가 사그러들면서 주식등 자산가치가 폭락, 자금압박이 가중되고 있는데 더해 미국내 부동산가격까지 급락, 일본기업들이 닥치는대로 구입했던 미국내 자산을 팔 수밖에 없는 궁지에 몰린 것이다.

이와함께 효율성을 자랑하던 일본식 경영기법의 무리한 적용도 경영실패의 한요인으로 작용했다. 미할리우드를 장악했던 소니, 마쓰시타(송하)전기등 국제굴지의 일본가전사들의 잇단 참패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89년 콜롬비아영화사를 34억달러에 매입, 비디오계의 소프트와 하드웨어를 한손에 거머줘 세계를 경악시켰던 소니사는 경영실패로 현재 불어나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경쟁사에 뒤질세라 90년 할리우드의 MCA 영화사를 66억달러에 사들인 마쓰시타 역시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못해 지난 봄 주식지분중 80%를 캐나다 위스키제조사인 시그램사에 팔았다. 이밖에도 올해 들어서만 아오키(청목)상사가 88년 15억3천만달러에 매입했던 웨스틴호텔체인을 5억3천7백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매각했으며 세계 골퍼들의 꿈의 필드인 캘리포니아 페블비치 골프장도 다시 미국인에게 돌아갔다.

맨해튼 중심가 12개의 빌딩군으로 이뤄진 록펠러센터는 투자전문사인 샘 젤사와 제너럴 일렉트릭(GE), 월트 디즈니사등 3사가 공동소유할 전망이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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