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연출 「배꼽춤을…」 연일매진 열기작가 이청준―배우 김명곤콤비가 영화 「서편제」이후 또 다시 거센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의 원작―연출로 무대화한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극단 아리랑)를 지난 1일부터 공연중인 바탕골소극장 앞에서는 하루 30여명이 발길을 돌리곤 한다. 연일 매진, 1백30석 규모의 극장에 1백90여명 입장을 기록하고 있는 「배꼽춤…」의 열기는 예상밖이다. 12일까지 2천82명이 관람했고 연령층도 다양하다.
국민대 철학과 최종욱 교수는 12∼13일 교양철학강의를 대신해 2학년 수강생들과 함께 이 연극을 관람한 후 12일에는 제정구 의원(민주), 13일에는 이철 의원(〃)을 초청해 김명곤, 주연 권병길과 함께 활발한 토론을 가졌다.
이 연극에 관객들의 호응이 높은 요인으로는 김명곤 이청준의 지명도, 70년대의 이야기를 90년대의 상황과 감각으로 재구성하면서 원작에서의 소외문제를 제대로 부각시킨 점등이 꼽힌다. 「배꼽춤…」은 70년대 생활고의 압박에 견디다 못해 과대망상증에 걸린 이발사를 그린 「조만득씨」가 원작이다. 소설을 각색하면서 남게 된 잦은 암전과 장면전환의 문제는 1인다역을 소화해내는 배우들과 속도감있는 진행으로 극복하고 있다. 이 연극에서는 28년의 연륜을 가진 배우 권병길이 무게중심이 된다. 극단이 나래이동통신 현대자동차등과 계약, 이 회사들의 고객들에게 보내는 DM에 할인티켓을 함께 발송한 것도 새로운 관객 개발에 큰 몫을 했다. 전체 관객의 30%가 할인티켓을 이용한 사람들이다.
극단 아리랑은 91년에 「격정만리」(김명곤 작·조항용 연출)의 서울연극제 참가가 취소된 일이 있다. 그때의 파문을 돌이켜 보면 「배꼽춤…」은 소수진영에 속하는 진보적 극단이 이제 연극계의 중심으로 한 걸음 성큼 진출했음을 알게 해준다. 745―0745<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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