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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자신없는 학생들 합격률 높은주 우회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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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자신없는 학생들 합격률 높은주 우회응시

입력
1995.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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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변호사 시험도 “눈치작전”/커트라인 높인 펜실베이니아 “썰물”/문제 쉽게출제 메릴랜드주엔 “밀물”눈치작전은 한국의 대학입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미국의 일부 로스쿨 졸업생들 사이에서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높은 주를 찾아 응시처를 옮기는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주별로 변호사시험을 실시하고 있는 미국은 타주에서 변호사자격을 땄더라도 시험성적이 기준을 넘거나 일정기간 경력을 쌓았다면 자격을 인정해주는 주가 많다. 변호사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워싱턴 DC같은 곳은 어느 주 시험에서건 MBE(MULTISTATE BAR EXAMINATION·연방변호사시험)에서 1백33점 이상을 받아 변호사시험을 통과하면 자격을 인정해 주고 있다. 따라서 시험에 자신이 없는 일부 로스쿨졸업생들은 합격률이 높은 주로 우회해 워싱턴 D C같은 타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로스쿨졸업생들에게 인기높았던 응시처는 펜실베이니아주. 지난 5년간 펜실베이니아주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타주의 70%선을 훨씬 넘는 85%에 달했다. 때문에 로스쿨 졸업생들 사이에 펜실베이니아주 변호사시험은 「캔디 바」라고 불려왔다. 그런데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주 변호사시험위원회가 새로운 합격기준을 마련하면서 사정이 급변했다. MBE와 논문시험 평균점수가 1백29점만 되면 합격이 가능했던 것이 이제는 MBE에서 1백35점 이상을 맞지 않으면 과락이다. 또 MBE에서 1백35점을 넘었다 하더라도 논문에서 1백35점을 못받으면 탈락하는 등 더 이상 캔디 바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올 2월 치러진 펜실베이니아주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은 42%로 전국에서 두번째로 낮은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합격률이 높은 7월 시험에서도 합격률은 68%에 그쳤다. 「바 리뷰사」사장 리처드 콘바이서씨는 『로스쿨 졸업생의 폭증으로 인한 변호사의 자질저하를 막기 위해 합격사정을 엄격하게 하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며 펜실베이니아주가 뒤늦게 대세에 합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난파선에서 쥐들이 몰려나가듯 많은 변호사 시험응시자들이 또다른 캔디 바를 찾아 펜실베이니아주를 등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7월 시험응시자수는 2천1백24명이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천2백76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몰려나온 로스쿨졸업생들이 아쉬운대로 새롭게 찾아낸 캔디 바는 메릴랜드주. 올해 뉴욕 세인트 존스 로스쿨을 졸업하고 메릴랜드주 변호사시험에 응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니컬라스 히모니니씨는 『고사장에 들어갈 때만 해도 자신이 없었는데 나올 때는 10분의 1만 공부했어도 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변호사시험위원회장 베드포드 벤틀리씨는 『지난해 1천4백12명이던 응시자수가 올해는 1천5백90명으로 12% 늘어 시험장소를 볼티모어 컨벤션센터로 옮겨야 했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주가 논문제목을 18개 과목 가운데 출제하는데 비해 메릴랜드는 12개과목 가운데서 출제하고 MBE합격점도 1백20점이어서 지난 5년간 7월 시험합격률이 평균 74%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메릴랜드주를 새로운 캔디 바로 만든 요인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뉴욕=김준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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